SK하이닉스가 본격 양산하는 초고속 HBM2E D램.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D램을 본격 양산한다고 2일 밝히면서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굳혀 나간다.

초고속 D램인 ‘HBM2E(HBM2E:High Bandwidth Memory 2 Extended)’는 Full-HD급 영화 124편을(3.7GB 기준) 단 1초만에 전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8월 HBM2E 개발 이후 10개월만에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며 “인공기술 등 4차산업 혁명과 관련, 새로운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하게 됐다는 점에서 좋은 성과라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HBM2E는 초당 3.6기가비트(Gb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제품으로, 현존하는 가장 빠른 D램이다.

초고속·고용량·저전력 특성을 자랑하는 HBM2E는 고도의 연산력을 필요로 하는 4차 산업 혁명 기술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기술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단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때문에 HBM2E는 딥러닝 가속기(Deep Learning Accelerator), 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아울러 기상변화, 생물의학, 우주탐사 등 차세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구를 주도할 엑사스케일(Exascale) 슈퍼컴퓨터에도 긴요하게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엑사스케일이란 초당 10의 18제곱연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1초당 100경번의 연산처리를 의미한다. 100경은 1조의 100만배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HBM2E가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1초에 46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HBM2E의 용량도 이전 세대 대비 2배 이상 늘어나 16GB를 구현했다. 8개의 16기가비트(Gb) D램 칩을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기술로 수직 연결한 결과다.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은 D램 칩(Chip)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을 수직으로 상호연결하는 기술로, 기둥형태의 이동 경로를 통해 칩 간 데이터, 명령어, 전류를 전달한다. 이 기술을 덕분에 기존에 사용되던 패키지 방식들보다 크기는 30% 이상, 전력 소모는 50% 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GSM담당 오종훈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 제품을 개발하는 등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기술 혁신에 앞장서왔다”며 “이번 HBM2E 본격 양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HBM2E D램 본격 양산의 주역들.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업계에서는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통상 5년 이상이 걸린다고 추산하며 이같은 고성능 제품은 출시 후 생산을 안정화하는 데도 시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업계는 이번 HBM2E 양산 소식을 큰 성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론의 경우 비슷한 수준의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제품 출시 소식이 알려진 바 없으며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는 비슷한 수준의 HBM2E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나,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힌 것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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