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4월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총선 이후 누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일까. 코로나 19 방역에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일까. 아니면 서울 종로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한 이낙연 당선인일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보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바로 윤미향 당선인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대표를 맡았고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의 대표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인권 현장과 운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목을 받아왔던 주인공이다. 그런데 얼마전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한 분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당선인의 문제를 지적하며 일파만파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의혹은 ‘도덕성’ 문제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전에 정대협)를 윤 당선인이 이끌어 오면서 수많은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시민단체이므로 정부의 지원도 받았을 터이다. 그렇지만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제대로 재정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게다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를 두고 윤 당선인이 국회로 진입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윤 당선인과 관련한 논란의 핵심은 정의기억연대가 받아온 각종 기부금이 회계상 이상이 없는지 그리고 기부한 사람들의 취지대로 잘 사용되었는지 여부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도 시민단체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회계상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자만 윤 당선인과 관련한 의혹이 기부금과 각종 지원금에 대한 회계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딸의 유학자금에 대한 의혹, 안성에 지어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에 대한 건축비와 안성으로 위치하게 된 배경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윤 당선인이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한 편이다. 무엇이 진실일까.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민심과 함께 진실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첫 번째 이슈는 ‘인사 검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 위성정당으로 더불어시민당을 사실상 출범시켰다.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진보 시민 세력을 융합하는 형태로 비례대표 정당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한일관계의 중요한 이슈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의 윤미향 당선인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당은 합해서 무려 180석의 당선을 만들어낸 대박 총선이었다. 그런데 총선일 이후로 양정숙 당선인을 제명하는 등 악재가 닥쳐오고 있다.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더불어민주당에 영향을 주게 된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소셜메트릭스인사이트에 ‘윤미향’을 입력하면 총선 직전과 직후 거의 언급량이 없을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관련 의혹이 불거진 5월 7일부터 언급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그림1).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로 고공 행진 중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45%내외로 견고하지만 양정숙 당선인에 이어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총선 직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양정숙 당선인 그리고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이르기까지 지지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이슈가 계속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당선인에 대한 두 번 째 이슈는 ‘부정 감성’이다. 정당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조직체다. 정당의 구성 요소는 3P이다. 철학과 정체성(Philosophy), 정책(Policy), 사람(People)이다. 아무리 이념적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소셜메트릭스에서 분석한 윤미향 당선의 감성 분석은 매우 부정적이다.

감성분석 프레임에 ‘윤미향’을 입력한 결과 ‘의혹’과 ‘논란’이 주요 감성 연관어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의 긍정과 부정처럼 이해되는 감성 평판은 더욱 좋지 않다. 긍정은 13%에 불과하고 부정 평가는 70%를 훌쩍 넘는다(그림2).

오거돈 전 시장이나 양정숙 당선인 이슈보다 확산 속도가 빠른 국면이다. 빅데이터로 발견한 윤 당선인에 대한 세 번째 이슈는 ‘높은 관심’이다. 여당은 윤 당선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초반에는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것이 다소 ‘친일적’이라는 표현까지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렇지만 점차 상황이 바뀌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미향 당선인이 검찰 수사까지 기다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인 이낙연 당선인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대해 경기도 이재명 지사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까지 냈다. 빅데이터상으로 볼 때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슈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5월 11일을 기점으로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언급량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많아졌다. 최근인 17일 부터는 윤미향에 대한 관심도가 문 대통령보다 3배 이상이나 더 많다(그림3).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이 개인적 유용 또는 부동산 문제로까지 비화되면서 국민들의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다.

윤 당선인은 대구로 내려가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서운한 일이 있었다면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면 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일은 진상 규명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가 기여한 역할이 폄훼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해서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윤 당선인으로부터 진실을 듣는 것이다.

필자 프로필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 전문가로 통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갖춰 정치 판세의 핵심을 잘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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