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유증 심각, 비대위원장은 외부인사
전당대회선 외연확장 가능한 얼굴 찾아야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총선 참패와 중진들의 낙선, 그리고 지도부 와해. 절벽 끝에 내몰린 미래통합당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혁신하는 방안이다. 일단 비대위를 통해 핵심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SR에 “현재 통합당은 ‘그라운드 제로’ 상태”라며 “비대위를 통해 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길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배종찬 인싸이트케이 소장은 “보통 선거에 참패하면 역컨벤션 효과로 한동안 지지율이 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서라도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역시 “비대위 체제로 일단 당을 수습하고 그다음에 전당대회 절차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심중을 밝혔다.

미래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언급되고 있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사진. 구혜정 기자

다만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다. 이번 4-15총선에서 21대 국회의원으로 살아남은 홍준표 전 대표와 정진석 의원도 '김종인 카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특히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을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 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교수도 “비대위원장은 김종인 등 외부인사에게 맏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타이틀에서 보듯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한시적 비대위의 가장 큰 역할이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선거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는 것이므로 지지층 확장성을 고려하기보다 영남의 당선자 중 상징성 있는 인물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권내 잠룡으로 꼽히던 김부겸 의원을 상대로 큰 스코어 차이로 승리한 주호영 의원(5선)을 거명하기도 한다. 

비대위체제 이후에 대한 전망은 더 다양하다.  

중량감 있는 통합당 인물들이 대거 낙선, 혹은 불출마했기 때문에 전당대회 이후 당 전면에 나설 인물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비대위를 꾸릴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결국 '집단지도체제'로 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온 통합당 중진 의원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6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곧바로 ‘복당 의사’를 피력하며, '역할론'을 폈다.

홍 전 대표는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서 당을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하겠다”며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으로,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고 역설했다.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당대표를 했기 때문에 굳이 당권을 잡을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당선 후 여유있는 표정으로 이재오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3선),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 4선), 권성동(강원 강릉, 4선) 당선인 등 이번 총선 생환자들도 나름 역할을 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구동성으로 ‘반드시 살아서 통합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들 4인방(홍-김-윤-권)은 당의 전면에 나서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설 것임을 거침없이 밝혀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제대로 된 전사들이 스크럼을 짜면 (여권에) 대적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밀려서도 안 되고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당선인은 “문재인 정권 폭주를 막기 위한 역할을 하기 위해 통합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며 복당 의사를 피력했다.

김태호 후보는 당선 직후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통합당이 이들의 복당을 거부할 명분은 적어 보인다. 지역구 의석이 84석에 불과해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중진들을 당 밖에 서 위성처럼 떠돌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이유는 지나치게 보수적 이념만 강조했기 때문”이라며 “그같은 이유로 앞으로도 홍준표, 김태호 당선인 등이 당 전면에 나서는 것은 확장성에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종찬 소장은 “비대위 체제로 핵심지지층을 추스린 후 전당대회에서 수도권, 30~40대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핵심 슬로건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외연 확장과 지지율의 관점으로 보면 이번 선거에서 석패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의원이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과거와 같은 투쟁 일변도의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굳이 전면에 내세울 인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무소속으로 생환한 통합당 중진들이 당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넘어 야권의 대권주자로 떠오를 것”이라며 “특히 홍준표, 김태호 의원은 당의 전면에 나서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원장은 이어 “권성동, 윤상현 의원도 당 안팎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대권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폭넓은 공감대가 아직은 부족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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