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 "문 대통령은 간접적 영향력으로 선거에 '특급 공헌'"
60%에 이르는 대통령 지지율과 긍정적 연관어 등이 이번 총선 결과의 바로미터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전문가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과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명암이 갈렸다.

선거 결과를 두고 어떤 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리 많은 의견이 난무해도 가장 명확한 변수는 한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대통령 지지율이다.

이번 선거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이미 들어섰기 때문에 중간평가 성격도 물론 띠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가 워낙 거셌기에 문재인 정부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어떻게 싸웠느냐가 4-15 총선의 승패를 결정짓는 최대 요인이 됐다.

총선 기간 내내 이런 저런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코로나 19가 모든 이슈를 집어 삼켰기 때문이다.

사전 투표율은 종전 기록을 경신하며 3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이미 마음을 정한 적극 지지층의 세몰이가 한몫했다.

수도권에서는 대부분 여당의 우세를 예상했지만 영남을 제외하곤 전국적인 민주당 우세 현상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압승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결정적 변수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 수준이 아니었더라면 압승이 가능했을까.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는 정권 평가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19 대응에 대한 평가 성격이 더 강했다. 유권자들은 문 대통령의 코로나 19 대응에 긍정적 시선으로 박수를 보냈고 그결과 총선 압승이라는 성적표가 나왔다.

과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압승으로 연결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빅데이터로 분석해보면 숨어 있는 민심의 실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먼저 소셜메트릭스인사이트에 들어가 키워드로 ‘문재인’ 석자를 입력해보았다. 비교 대상으로는 ‘총선’을 적어넣었다.

비교 평판도에서 문재인과 총선은 빈도상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즉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19 국면에서 계속 목소리를 냈고 총선에 버금가는 정도의 관심도를 확보했다.

컴퓨터 운영 체제인 윈도시스템을 만들어낸 거장 빌 게이츠가 ‘문 대통령의 코로나 19 대응 방식’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공감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번 총선에서 여당측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됐다.

검색 시작일인 4월 24일부터 ‘문재인’과 ‘총선’을 비교 분석해 봤다. 모두 한달동안 누적 빈도수가 80만명을 넘었고, 추세 그래프 또한 두 개의 검색어가 거의 일치되는 양상을 보였다(그림1).

<문재인과 총선 비교>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과 총선 이슈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19가 대부분의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은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모아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4년차 치르지는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총선 대비 평판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긍정적 효과를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총선에 대한 영향력은 연관어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평판 분석에서 검색어를 ‘문재인’으로 입력하면 연관도가 높은 단어로 연결된다.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연관도가 높은 단어는 ‘정부’와 ‘문재인 정부’ 였고 그 다음은 ‘코로나 19’와 ‘더불어민주당’으로 나타났다.

연관도가 중요한 이유는 검색어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이슈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을 포함한 문 대통령의 연관도는 비상시국 속의 ‘정부’ 업무와 ‘코로나 19’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부정적으로 인식되거나 비리 또는 의혹으로 치부될 연관어가 전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그림2).

<문재인과 연관어>

결국 코로나 19 대응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 중심으로 선거가 전개되고 동시에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나들 정도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21대 총선에서 여당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줬다는 것이 민심의 흐름을 읽는 포인트다. 선거의 일등 공신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독립변수 역할을 했다는 해석과 관련, '감성 분석'을 곁들이면 더욱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임기 후반기 대통령의 모습은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선 캠페인에서 많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정작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기 5분의 3 지점을 지나고 있는 문 대통령의 경우,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긍정적 이미지가 분명하게 확인된다.

‘문재인’을 검색어로 입력해 감성분석을 시도해 봤다. 문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과 중립 이미지를 더하면 거의 6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발표되고 있는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코로나 19에 대한 평가가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그림3)

<문재인 감성분석>

21대 총선은 여당 압승, 야당 참패로 귀결됐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감이 엄청 높아져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뿐 아니라 여당의 의정 활동에 앞으로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책적 측면 등 여러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까지는 야당이 발목을 잡아왔다고 둘러대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이어져오기도 했다. 실제로 야당이 발목을 잡은 경우가 꽤 있었고 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 '여당의 무능' 보다는 '야당의 발목잡기 탓'이라는 구도가 더 신빙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5월30일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180석의 거대 여당에 범진보 진영을 포함하면 190석에 육박하는 절대 강자가 국회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된다.

20대 국회와 달리 야당의 발목잡기 등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막강 권한을 준 만큼 그에 걸맞은 큰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래통합당과도 협력해야 하지만 개헌을 빼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절대 의석을 보유 하고 있기에 여당은 적극적인 실천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2년여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4년 임기의 21대 국회의원들은 아직 공식 임기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대통령 보다 더 오랜 시간을 국회에서 일해야 하기에 이제부터는 대통령 탓을 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리뷰하면서 대통령의 존재감을 재조명해 봤다. 역대 대통령의 경우, 임기 후반기 대통령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달랐다. 지지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높았고, 유권자들이 선거에 임하는 평가 기준 역시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기본으로 삼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정치와 선거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 영향력만으로 선거에 '특급 공헌'을 한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명쾌하게 드러났듯이 역대 어느 총선과 비교해도 대통령으로서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대체로 긍정적 연관어가 많았다는 점에서 21대 총선은 한마디로 '대통령 후광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빅데이터상에서 찬성과 반대 이미지를 의미하는 감성분석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 이미지가 유지됐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선거 영향력이 막강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나 다름없다.

이제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됐다. 이들 국회의원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각종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등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2년 3월9일이면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도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선량들이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어떤 대통령과 함께 나머지 임기 절반을 보내야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필자 프로필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 전문가로 통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갖춰 정치 판세의 핵심을 잘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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