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이 진단한 이낙연 국회의원 당선인의 20대 대선 후보로서 경계해야 할 '3대 지점'은
'여론의 경제' '책임' '관계' 등 3대 키워드는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총선이 끝나고 많은 전문가들은 차기 대선 후보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짜 그럴까.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있다. 아니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전 총리가 정치1번가 종로에서 21대 국회의원으로 당당히 당선됐지만 대선 후보를 부각시키는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선 지지도 2위였다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황교안 전 총리는 이미 옛사람 처럼 느껴질 정도다.

여론의 관심사는 새롭게 원내대표로 선출된 민주당의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는 30일 개원하는 21대 국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모아지는듯 하다.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했고 승리의 배경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주목받고 있다.

문대통령은 10일 임기 3주년을 맞는다. 임기 후반기에 들어선지도 6개월이 지났다는 의미인데 지지율이 71%에 이를 정도니 그야말로 엄청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기 즉 20대 대통령 후보에 관한 뉴스나 여론의 관심이 부각되지 않는듯 싶다.

이낙연 당선인은 사실 이번 21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미리보는 대선 전초전인 지역구 대결에서 낙승했고 총선 직후 발표된 차기 대선 후보 조사에서 단독으로 40%대를 질주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2022년 3월9일)를 1년 10개월 가얄 앞두고 나홀로 1위로 질주하는 후보가 과연 역대 대선 후보중 존재했을까.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만 놓고 보면 사실상 이낙연 당선인에 대한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같은 여권내 경쟁자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인데 지지율 수치만 놓고 보면 경쟁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낙연 당선인을 중심으로 당내 조직이 움직인다는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며칠전만 해도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3인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더많이 관심이 쏠린게 사실이다. 나홀로 1위 질주를 하고 있는 이낙연 당선인의 차기 대통령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인가. 아니면 아직은 이같은 논의가 시기상조인가.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이낙연 당선인이 차기 대선 후보로서 경계해야할 '3대 지점'이 명확하게 떠오른다. 

빅데이터로 분석한 이낙연 당선인의 첫 번째 경계 지점은 ‘여론의 견제’다. 이낙연 당선인은 국무총리 재임 시절 여론의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호의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어서 여론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현재 이낙연 당선인이 차기 대선후보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국무총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긍정적 평가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뒤 유력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견제’의 시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소셜메트릭스인사이트 빅데이터 분석 도구에 ‘이낙연’을 검색으로 넣어보았다. 여론조사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인식되는 감성 분석을 시도해 봤다. 빅데이터에서 감성 분석은 완전하게 긍정과 부정을 나누는 수준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참고로 분석은 가능하다.

총선 이후 5월 이낙연 이미지로 분석을 해 본 결과 긍정은 13%에 불과했다. 그런데 부정은 46%이고 중립이 41%이다. 감성 분석과 관련있는 연관어 TOP 10으로 분석하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부정적인 감성은 ‘욕’이다(그림1).

 

최근 이천 화재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당선인의 대응과 관련한 인터넷 상의 반응은 욕이다. 유가족들이 대책을 가져왔느냐고 묻자 이 당선인은 ‘현직에 있지 않아서’라는 취지로 답을 했다고 한다.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국무총리까지 지낸 이 당선인을 바라보는 유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차기 유력 대선 주자가 되면서 이 당선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로 그에 상응하는 여론의 견제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이 당선인이 총선 이후 특별히 연관이 된 일이 없음에도 이처럼 정무감각이 다소 떨어지는듯한 발언 한마디로 부정적 반응이 빅데이터상에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말 한마디는 매우 중요하다. 생각의 단편이 말로써 표현되고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빅데이터상에서 발견되는 이낙연 당선인에 대한 반응은 ‘책임’이다. 오랫동안의 언론인 생활과 도지사, 국회의원 경력 등 전문가로서 의 공적인 삶을 살아온 이 당선인에게는 매우 꼼꼼한 업무 철학이 있어 보인다. '일은 제대로 하자'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겠다. 사실 이낙연 당선인은 '디테일'에 강하다는 강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전 국무총리 시절 고성산불 현장을 방문했을때도 유가족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유가족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면서도 현실적인 처방으로 호감을 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이천 화재 현장에서는 본인이 총리가 아니고 단순히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었기에 "현직에 없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인들에게 이낙연 당선인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이므로 기대수준 자체가 매우 높다는 점을 잠시 간과했을수도 있다. 여느 국회의원 당선인이 화재현장을 방문해 그처럼 발언했다고 해서 그토록 욕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유력한 대선 후보를 만났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유력한 대선 후보이므로 이미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바로 '책임'이다.

총선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고 국무총리까지 지낸 유력 대선 후보가 ‘지금은 현직에 있지 않아서’라고 얘기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에게 ‘무책임’하게 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적어도 이낙연 당선인 같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 보겠다든지, 무엇을 검토해 보겠다고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태도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상에서 이낙연 석자를 넣고 평판 분석을 시도해보니 연관인물로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경기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현 정국의 주요 인물과 그대로 연결되는 것만 봐도 이같은 사실이 입증된다.(그림2).

즉 평판 분석의 연결 고리를 살펴보면 이낙연 당선인은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니라 깊숙이 중심부에 들어와 있다는 점이 명확해 보인다. 이같은 점 때문에 어떤 상황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고 답변하는 것은 국민 즉 유권자 입장에서는 무책임한 말로 들릴 수 밖에 없다.

그가 유력 대선후보가 아니라면 이런 정도의 고민은 안해도 될지 모른다. 어느새 이 당선인은 ‘책임’이라는 키워드와 매우 강하게 연결돼 있었던 셈이다.

세 번째로 이낙연 당선인이 빅데이터상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관계’다. 여당의 평가로 볼 때 총선 결과는 성공적이다. 압승을 거두었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 동력을 확보했다.

여당 전체 선거를 이끌었던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한 부가가치 또한 상승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결과의 원인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때문이라고 분석한다면 어떻게 될까.

여당의 높은 지지율뿐 아니라 최근 이 당선인의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높은 지지율 역시 문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고공지지율 덕분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소셜메트릭스인사이트에서 ‘이낙연’과 ‘문재인’이라는 검색어를 지난 한달 간 분석해 보면 선거 기간 동안 이 당선인 보다 문대통령에 대한 검색량이 더 많았다는 점이 수치로 나타난다.

총선 이후에도 문 대통령 대한 검색량이 더 많지만 이천 화재 사건과 관련해 이 당선인이 실언 논란을 겪으면서 이낙연 당선인에 대한 언급량이 대통령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그림3).

이천 화재와 관련한 책임론과 관련해 공식적인 채널을 따져 묻는다면 정세균 국무총리나 문재인 대통령이 더 관련이 높다. 그럼에도 이 당선인 논란이 화제가 된 이유는 문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이다.

지금은 국무총리가 아니지만 중요한 사회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과 함께 또는 문 대통령만큼 관심과 책임을 다 해 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은 이낙연 당선인이 명심해야 할 듯 싶다.

빅데이터상에서 보더라도 이낙연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이낙연 당선인의 차기 대권 행보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필자 프로필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 전문가로 통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갖춰 정치 판세의 핵심을 잘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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