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중징계 결과를 원안대로 결재했다. 경영 공백이 현실화한 가운데 금감원은 오는 12일 증권선물위원회에 기관 제재 부분을 상정할 계획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3일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의 중징계를 결재함에 따라, 일반은행검사국은 기관 중징계 의결을 위해 금융위원회 건의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관 제재 관련해서 증선위 및 금융위에 안건을 올리기 위해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 "증선위부터 먼저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주 수요일(12일) 증선위에 올릴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재로 손태승 회장, 함영주 부회장 등의 임원 제재는 확정이 됐으나 6개월 업무 일부정지를 받은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 및 200억원 상당의 과태료 부과 건은 각각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심의 및 의결해야 확정된다.

이번 달 금융위 정례회의 일정은 당장 오는 5일, 19일로 예정돼 있으며 증선위 회의는 12일, 26일에 있다. 금감원이 오는 12일 열리는 증선위에 바로 기관 중징계 안건을 상정할 계획임에 따라,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제재 내용을 확정하면 3월 초 은행에 통지가 내려질 예정이다.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제재심에 비해 윤 원장의 결재가 조속히 이뤄진 것은 금융위 회의 일정을 고려해 3월 초 모든 제재가 마무리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3월 말 은행들의 주주총회가 열려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고 난 이후 제재 효력이 발생하면 손 회장은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잔여 임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이 촉박한 만큼 제재심과 마찬가지로 금융위 회의가 길어질 여지도 있지만, 금융위 측도 신속히 관련 절차를 진행해나가겠다는 입장이라 손 회장의 연임 실패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한편 손 회장은 오는 7일 우리금융지주 정기 이사회서 본인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대안으로 내세울 후보가 마땅치 않아 당분간 우리금융 지배구조는 혼돈에 휩싸일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출하는 일정도 기약 없이 미뤄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함영주 부회장의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차기 지주 회장 후보를 원점에서부터 물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돼 있었던 함영주 부회장이 중징계로 향후 3년간 금융권 임원에 새로 취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4연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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