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우리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이날로 예정됐던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선임 일정을 또 연기했다. 손태승 회장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연임이 불확실해지면서 은행장 선출에도 차질이 생긴 탓이다.

31일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에 대해 논의한 결과 새로운 여건 변화에 따라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장 최종후보를 선정하는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이미 지난 29일 개최됐으나, 논의가 길어져 31일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그러나 전날(30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가 결정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손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문책 경고'의 효력이 발생하면 지주 회장 후보부터 다시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우리금융은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전날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 결과와 관련한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손 회장의 제재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은행장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은 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회장의 전략을 긴밀히 이행해야 하는 파트너다. 특히나 지주 회장이 그룹임추위 위원장으로 있어 은행장 선임에 회장의 뜻이 면밀히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주 회장이 바뀌면 행장 후보에게도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손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은행장 먼저 선임할 수는 없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숏리스트에 오른 우리은행장 후보는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김정기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 3명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는 우리은행의 관행에 따라 차기 행장에는 상업은행 출신인 권광석, 김정기 후보가 유력하다고 봤다. 손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기 부문장이 손 회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손태승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선임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관측 모두 손태승 회장이 회장으로 있을 때 가능한 플랜이다. 

전날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됐지만,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정과 금융위 및 증선위 의결을 통한 기관 제재 확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우리금융은 이에 불복해 금감원에 재심을 신청할 수도 있고 행정소송을 준비할 여지도 있다. 

손 회장의 운명은 3월 주총에서 결정된다. 주주총회 의결 전까지 제재가 확정되지 않으면 손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고 잔여 임기를 마칠 수 있다. 이후 은행장 선임도 무리 없이 진행될 거란 관측이다.

하지만 3월 주주총회까지 은행장 선임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손 회장이 회장직을 수호하기 위해 금감원 측과 법정 다툼까지 간다면 악화하는 여론을 의식해 이사회가 나서서 제재 확정 전 손 회장을 해임하는 경우도 생길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