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차기 회장 후보. 제공. KT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구현모 전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KT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는 데 KT 이사회가 전원 합의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후보자 찬성안이 의결되면 구현모 전 부문장이 공식적인 KT 차기 회장이 된다.

27일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회심위)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전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구현모씨를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전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그는 현재 KT 회장인 황창규 회장의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등 요직을 거쳐 사내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써 후보 선정 대상자 9명 중 7명이 KT 내부 인사였고,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구현모 전 부문장이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이변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KT 이사회가 회장후보 선정과정에서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후보자에게 회장 직급을 없애고 '사장' 최고경영자(CEO) 체제 도입 여부와 연봉 삭감 등의 사항에 대해 동의 의사를 묻고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또한 차기 회장에 대해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일 것도 제안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실제 취임까지 이뤄진 뒤에 선임자의 의도에 따라 협의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KT 이사 대부분으로 구성된 회심위는 제왕적 회장 체제의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회장 후보 전원을 대상으로 이러한 의사를 물어본 것으로 관측된다. KT 측은 국민기업으로서 CEO의 과도한 지위와 연봉을 낮추는 방식으로 회장 선임과정과 일상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외압논란을 약화시키고,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안에 대해 황창규 회장이 차기 CEO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적으로 보기도 한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구현모 전 부문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공식적인 KT ‘CEO’로 취임하게 될지 오늘 KT이사회가 발표한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KT 내‧외부의 평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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