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 9명 중 1명인 선정된 이동면 사장(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KT 회장 후보군이 9명으로 추려진 가운데 밝혀진 바로는 외부인사가 1명뿐이다. KT 신임 회장은 올해 말 결정되며 KT가 회장 후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37명의 심사자 중 9명을 후보 심사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후보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 9명 중 8명의 명단을 발표했으며 나머지 1명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KT가 밝힌 회장 후보 대상자 9명 중 7명이 KT 내부 인사다. KT 현직 인사가 3명, KT 전직 인사가 4명이다. 역대 KT 회장 중 이석채 전 회장이 정보통신부 장관, 황창규 현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 출신 외부 인사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KT 현직으로는 구현모(55)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57)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57)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KT 전직 인사로는 임헌문(59) 전 KT 매스 총괄 사장, 최근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그만둔 김태호(59) 전 IT 및 혁신 기획실장, 포스코ICT 이사인 최두환(65) 전 종합기술원장, 롯데렌탈 사장을 지낸 표현명(61) 전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구 사장은 황 회장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등 요직을 거쳐 사내 전략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는 참여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이었던 노준형(65) 후보가 KT 외부 인사로는 유일하지만 업계에서는 후보 대상임을 공개하지 않은 후보도 외부 인사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KT가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장 선출 때마다 낙하산 논란, 외압설로 진통을 겪었던 만큼 처음부터 외풍 논란을 차단하려는 취지에서다.

그간 KT 회장은 외풍, 정치적 독립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김대유 KT지배구조위원장(지배구조위)은 미디어SR에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과 경영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외풍 논란은 여전하다. KT새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적폐경영 후계자 구도가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이사회의 노력은 적폐경영 연장을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KT가 회장 선출에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함에도 KT 전‧현직 임원이 대거 심사 대상자로 선정된 데 따른 비판이다.

외부 공모 절차를 거치고 지배구조위‧회장후보심사위원회(심사위) 모두 사외이사가 다수를 차지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KT새노조는 미디어SR에 “KT가 밝힌 회장 선출 절차가 현재는 외부(의 인사를 통해) 공정한 인사를 막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사외이사 추천을 경영진이 하는 상황에서 회장이나 경영진 등이 낙점한 사람을 승진시키는 구조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지배구조위는 지난 4월부터 KT 부사장급 임원 17명에 대해 면접·심사를 거쳐 7명을 추렸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순부터 외부 공모·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받은 후보자 30명을 더해 총 37명에 대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는 선정된 9명에 대해 자격 심사와 심층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심사위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김종구 이사회 의장이 맡았다. 

KT관계자는 13일 미디어SR에 "심사 결과를 얼마나, 어떻게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모든 사항은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향후 계획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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