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밸류업 기대로 주가 상승중, 지난해 순이익도 2조 늘어
동양·한화생명 배당금 재개...주요 보험사 배당성향 6~14%p 하락
올해 추가 주주환원 어려울 듯...“자사주 소각이 그나마 현실적”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보험주가 역대급 실적에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업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주요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사들의 경우 올해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나오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7개 보험사의 주가는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예고한 지난 1월24일 이후 저 PBR 테마로 묶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66.9%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동양생명 36.7% △삼성화재 28% △DB손해보험 22.9% △한화생명 17.6% △코리안리 12.8% △현대해상 6.7%의 순이었다.

지난해 실적도 개선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7개 보험사의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7조5916억원으로 지난 2022년 5조7360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동양생명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65% 증가해 배당금 지급을 재개했다. 한화생명도 3년만에 배당금 지급을 재개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배당금을 올리고 있지만 실적 대비해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보험업종 기대감이 높았지만 보험사들은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내용 확인 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와 3개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7개 보험사 중 4개 보험사의 배당성향이 감소했다. 삼성화재가 전년 대비 14.2%p 낮아진 31.4%를 기록했고 △DB손해보험 –7.3%p △현대해상 –6.7%p △코리안리 –6.5%p 순이었다.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배당성향이 35.8%로 올랐으나 상승폭이 1.8%p에 그쳤다.

배당성향은 전체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배당금이 실적만큼 오르지 않으면 배당성향은 떨어질 수 있어 주주환원 지표로 활용된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최태호 기자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최태호 기자

실적개선에도 보험사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금융당국의 자제령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에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 기준이 달라져 실적이 일시적으로 올라 보일 수 있으니 지출에 신중하라는 의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계기준이 달라진 만큼 위험 대비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며 “전체적인 업계 현황이나 기업의 펀더멘탈이 늘어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배당성향을 더 늘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기업 밸류업 1차 방안을 제시했지만, 종합 가이드라인 제시는 올 하반기로 미룬 바 있다.

다만 가이드라인 제시 후에도 추가적인 배당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분기 배당이 아닌 연간 배당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결산 배당 전까지 보험사들이 밸류업에 동참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새 회계기준 정착까지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새로운 회계 기준이 정착하려면 최소 2027년 이후가 돼야 한다”며 “올해 주주환원이 추가적으로 이뤄진다면 자본건전성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현재 보유중인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