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펀드와 연계, 자사주매입·배당확대 등 요구
국민연금에도 지지촉구...“스튜어드십 연장선”
대주주·우호지분 42%,..표대결 승리는 힘들듯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팰리서캐피탈이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펀드 연합 대열에 합류했다. 국민연금에도 주주제안 지지를 요구하고 의결권 행사를 촉구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모양새다. 이달 주총에서는 배당증액과 자사주 매입 안을 두고 삼성물산 대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표대결을 펼쳐질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팰리서캐피탈은 오는 15일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들이 제시한 소수 주주제안을 지지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팰리서캐피탈의 삼성물산 지분은 0.62%다.

앞서 시티오브런던과 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개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주주 제안을 통해 삼성물산 측에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의 배당안을 결의할 것을 요구했다. 팰리서캐피탈도 이를 지지하며 본격적인 표대결 참전을 선언한 것.

팰리서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에 지주사 체제 개편을 요구했지만 행동주의펀드 연합과 주주제안에 나서진 않았다. 주총을 코앞에 두고 주주제안을 지지한 이유는 시장 관심을 다시 모으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달 공시를 통해 “주주제안 상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원으로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해 향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렵다”며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상태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주당 배당금을 2550원, 우선주는 2600원을 제시했다. 올해 4월까지 자사주 3분의1 규모인 591만주(7676억원)을 소각하고 내년과 후년에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의 주주환원 여력이 더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에는 저하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개선할 계획이 부재해 주가가 54%(시가총액 긱준 220억달러) 할인된 상황”이라며 “이번 주주제안은 삼성물산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에도 서한을 통해 주주제안 지지와 의결권 행사를 촉구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ISS,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등 의결 자문기관의 권고에 따라 국민연금공단도 주주제안을 지지해주길 바란다”며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지지하는 것은 스튜어드십 책무 실행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지분은 지난해 기준 7.25%다. 대주주, 특수관계인과 우호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분이 가장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그간 주주로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라면서도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서한을 보내는 만큼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행동주의펀드 연합으로 참전해도 주주제안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지분은 1.46%로 팰리서캐피탈까지 합쳐야 2%를 겨우 넘기 때문이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33.01%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 합병 때부터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KCC의 지분(9.17%)까지 합치면 42.1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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