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1100대1, 황제주 기대했지만...거래 이틀째 큰폭 하락
시초가 수익률 72%...올 상장종목 평균 상승률 밑돌아

/사진=에이피알
/사진=에이피알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 받았던 에이피알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현대힘스, 우진엔텍이 따따블(수익률 300%)을 달성한 데 이어, 상장 기업들이 연속으로 따상(수익률 160%)을 보여준 것에 비해 시초가 수익률도 낮아 IPO 시장 열기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2일차를 맞은 에이피알의 주가는 이날 12시55분 현재 전일 대비 1만9000원(5.98%) 떨어진 29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IPO 종목 중 올해 첫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어인데다가 따따블 달성 시 황제주(주가 100만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이와 대조적인 성적을 거둔 것. 앞서 에이피알의 일반인 청약경쟁률은 1112.5:1에 달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44만5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78% 상승했지만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 상승률(183%)에 못 미쳤다.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1조원 이상으로 큰데다가, 첫날 주가수익비율(PER)이 7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2배로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 서울 사옥 홍보관에서 화장품 및 뷰티 디바이스 제조.판매 기업 에이피알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 서울 사옥 홍보관에서 화장품 및 뷰티 디바이스 제조.판매 기업 에이피알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에이피알은 올해 상장된 기업들 중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이라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더뎠다”고 설명했다.

IPO 시장의 열기는 뜨겁지만 이는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들에 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밝힌 ‘2023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25:1로 전년 대비 10.6% 늘었다. 그러나 코스피 시장만 떼어놓고 보면 경쟁률이 177:1로 코스닥 시장 경쟁률 973:1 보다 낮았다.

시총 1조원 이상의 초대형주들도 없어 IPO 공모금액은 전년 대비 78.8% 감소한 3조3000억원이었다. 공모금액 100억원~5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는 이 기간 10건 늘었다.

이처럼 중소형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는 단기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에 참여해 초기 반짝하는 주가에 편승해 차익을 실현하기엔 규모가 작은 주식들이 유리하다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해외에 비해 상장 초기 주가 변동폭이 큰 편”이라며 “단기 수익실현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시초가를 모두 하회하고 있다. 상장공시시스템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은 총 10개로, 27일 종가 기준 시초가 대비 평균 4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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