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KCGF)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근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 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왼쪽부터)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KCGF)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근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 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몇 가지 고려할 점을 공개 요청했다.

이 회장은 5일 국내 상장기업의 벨류업 프로그램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기업 밸류 프로그램 계획 별도 보고서로 보고 △보고서 내 이사회 모든 이사 이름 표기 △진행상황 정기 공시 △프로그램 최소 3년 추진 △프로그램 시행 및 미시행사 리스트 정기 업데이트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 케이스 공개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이사장에게 소위 '마켓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발송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의 서한 원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못하면 청년들의 미래 없다”

존경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님과 정은보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님께

저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금융인, 법조인, 학자, 전문직 종사자 등 100여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2일 증시 개장식에서 말한 것 같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자본시장 꿈꾸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저평가 현상) 해소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위가주도하고 상세한 내용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적극 지지합니다.

국제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탈락한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같은 간판 상장사들은 초일류 제품 만들고 업종 최고 경쟁력 자랑합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27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영업이익 달성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자동차 회사 중 하나로 부상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BYD는 MSCI 세계 10대 자동차 및 부품사 리스트에 진입했는데 현대차는 탈락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근 주가 급등에도 현대차가 (특히 우선주) 전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자동차회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반도체 및 스마트폰 제조사이고 LG전자는 세계 1등 가전업체이지만 MSCI 세계 10대 우량기업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대만의 TSMC는 포함되었습니다. 물론 현대차와 같은 이유입니다.

전세계 기업들은 치열하게 제품 및 기술 경쟁할 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물 밑 경쟁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산업구조상 한국 일본 대만 기업들이 항상 비교됩니다.

대만 기업들은 TSMC를 중심으로 수십년 간 주주친화적 경영을 해서 국제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가 높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잊혀졌던 일본이 수년 째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만 뒤쳐졌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 간판 기업들은 모두 낮은 PBR배수에서 나타나듯이 2~3류 취급 당하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피해자는 청년들이다

이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장기업들이 영업에만 치중했고 자본 효율성 및 주주환원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간 한국 증시는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 배당 포함) 기준 연 2% 손실을 주주에게 안겼습니다. 동 기간 미국과 일본 수익률은 각각 연 +9%, +12% 입니다. 10년을 보면 미국 일본은 각각 연 +12%, +9%인데 한국은 연 +5%입니다.

한국경제학회의 “2024 경제학공동학술대회” 논문에 의하면 MZ세대가 평생 소득의 40%를 세금으로 내야한다고 합니다. 세금 내느라 허리가 휠 청년들에게는 금융자산 축척 관점에서 상장기업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정적 주식투자 성과가 (여기에는 국민연금통한 간접투자도 포함) 매우 중요합니다.

직장 초년생이 24년 1월 급여에서 1천만 원을 국내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경우 과거 같이 복리 기준 연 5% 상승을 보인다면 (2% 배당수익률 포함) 30년 후에는 투자원금이 4300만원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반면 국내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서 향후 주가수익률이 미국이나 일본 수준인 연 10%가 된다면 54년1월 원금이 1억 7500만원으로 눈덩이 같이 불어날 것입니다.

5%와 10% 복리 수익률은 30년 후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수령액이 무려 4배나 차이가 날 것 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은퇴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국민들이고 이들이 매월 적립하는 국민연금입니다.

일본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금융 당국 리더십이 중추적 역할 담당

일본은 경제 재건을 위해 실질임금 상승과 금융소득 증가를 동시에 꾀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정부는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통해 (미국 같이) 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주가가 장기 상승하면 개인 비과세 주식투자 계좌가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주주 친화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은 일본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환호하고 일부는 “일본 거버넌스 개혁은 기업들이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뿌리깊게 진행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개혁의 중심에는 노무라증권 IB대표 출신 히로미 야마지 도쿄증권거래소 CEO가 있습니다. 그는 일본의 거버넌스 “액션 프로그램” 타겟을 상장사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로 정해서 그동안 경영진의 관행적인, 방만한 태도 변화를 목표로 했습니다. 토쿄증권거래소 CEO의 강력한 추진력의 기초에는 스튜어드십 코드와, 2015년 부터 시행된 기업 거버넌스 코드가 있습니다.

야마지 거래소 CEO가 일본 기업에 보낸 5가지 메시지를 요약합니다.

•기업이 주주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라

•경영진은 (손익계산서상)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에 집착하지말고

•(재무상태표 파헤쳐) 투자자가 관심있는 자본비용(Cost of capital)과 주가에 지속적인 관심 가져라.

• 독립된 이사회가 PBR 낮은 이유를 제대로 분석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발표해라. 아울러 개선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해라.

•단기적 미봉책보다,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포커스 (배당, 자사주 vs. 투자, R&D, 비핵심자산 매각 등) 해라.

•ROE 개선 계획은 최소한 1년에 한번 업데이트해서 공유해라

한국기업의 문제점은 일본과 유사합니다. 야마지 CEO의 요구 사항은 재무상태표가 (의도적으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주주환원이 부족한 우리 기업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IT기업 히타치의 “기업거버넌스 리포트”를 보면 KPI로 투하자본수익률 (ROIC) 도입했고 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잉여현금흐름, 배당, 자사주 같은 주주환원 목표가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런 원칙을 근간으로 주주중심 경영을 한 결과 히타치 주가는 5년간 153% 상승했고 PBR은 1배 미만에서 2배로 정상화 되었습니다. 워렌버핏을 주요 주주로 꼽는 이토추상사는 지난 5년간 주가가 234% 올랐고 PBR이 0.6배에서 1.9배로 상승했습니다. 동사의 “기업 거버넌스 리포트”에 의하면 자본비용 초과하는 ROE 추구, 중기 ROE 목표는 13~16%라고 밝힙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은 상장사...기업의 결자해지 필요

금융위가 추진하는 연성 규범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매우 중요합니다. 일부 기업의 저항 예상되나 금융당국은 흔들림없이 추진해야할 것 입니다. 주가 할인을 고착화시킨 상장사 스스로 반성하고 문제 해결 해야합니다. 상장사들이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후 징벌적 상속증여세를 경감해줘도 늦지 않습니다.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은 아닙니다.

이사회가 몇가지 액션만 취해도 기업 펀더멘털 가치 2배 이상 상승 가능국내 상장사들은 손익계산서 성과에 집착하고 재무상태표를 장기간 방치했습니다. 과도한 현금 보유, 무수익 부동산 투자, 다른 상장사와 자사주 맞교환이 사례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상장사인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은 이사회가 재무상태표 비효율성 없애고 제대로 주주환원 하면 주당

펀더멘털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일본보다 개선 폭이 클 수도 있습니다. 굳이 주총 까지 가지 않아도 이사회에서 토론하고 결의할 수 있는 안건들입니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급등에도 전세계 자동차 회사 중 저평가된 편입니다. 보통주 뿐 아니라 특히 우선주는 (동사의 뛰어난 경영성과 감안할 때) PBR 0.4배, PER 3배인 사실이 놀랍습니다. 현대차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은 자본비용이 매우 높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차는 눈에 보이는 “주주환원” 하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 대책이 아닙니다.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서 재무상태표에서 “무수익 자산”을 찾아서 정리하고 주주를 위해 현금 사용하면 시장의 신뢰를 받아서 밸류에이션이 본격적 레벌-업 (Re-rating)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 밸류업 액션 4가지

“현대차 일반주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회사에 투자했지 한국 상업용 부동산이나 건설회사에 투자하지 않았다”

전세계 자동차회사 중 가장 자본비용 높은 우선주 전량 소각해 주주환원하고 전체 자본비용 낮추는 것 중요합니다.

1. 현금 19조원 중 8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소각 주주환원 =>주당순자산 30% 증가 및 약 7천억원 배당금 절약 효과 => 단순히 주가 30만원 이상 가능

2.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 (금융비용 포함 총 21조원 소요 가정, 현대차 지분 55%) 제 3자 매각 추진 => 정부 및 서울시 협조 및 양해 필요 => 유입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 가능

3.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현대건설 지분 21%, KT 지분 5% 매각 => 유입자금 1.3조원으로 주주환원

4.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 PBR 0.6배에서 1.0배 레벨-업 가능

→ 주가 50만원 가능

삼성전자 밸류업 액션 4가지

삼성전자는 TSMC에게 거버넌스와 주주환원을 한 수 배우면 됩니다.

1. 현금 92조원 중 50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이 중 20조원 즉시 소각해 주주환원 (이미 동사는 발행주식 수 24% 소각한 바 있음)

→ 잉여현금흐름 발생해 과도한 현금 보유 불필요

2. 나머지 30조원 (약 230억달러) 우선주 근거로 미국에 ADR 상장

3.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4. 이사회 글로벌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삼성전자 이사회는 100% 한국인/한국계로 구성된 반면, TSMC 이사회는 10명 멤버 중 사내이사 1명이고, 사외이사는 전 British Telecom CEO, 전 Applied Material CEO, 전 MIT대 총장 등 국제 경험 많은 리더들로 구성.

→ PBR 1.4배에서 2.2배 레벨-업 가능

→ 주가 13만원 이상 가능

LG화학 밸류업 액션 3가지

동사는 일반주주 및 국민연금 반대에도 물적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해 한국의 거버넌스를 크게 후퇴시킨 바 있습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방법이 제한적이라 안타깝습니다.

1. 현금 9조원에서 2조원 투입해 우선주 자사주 전량 매입+소각 주주환원 => 주당순자산 58만5980원으로 11% 상승

2.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자사주 맞교환으로 고려아연 주식 2576억원(2022년 11월 단순투자) → 동 지분 매각 후 주주환원

3. 배당성향 50%로 제고

→ PBR 0.9배에서 1.2배 레벨-업 가능

→ 주가 70만원 이상 가능

KB금융 밸류업 액션 3가지

메리츠금융은 50% 주주환원율 약속으로 시장의 신뢰 얻었고 하나금융과 유사한 15조원 시총 달성했습니다. 메리츠 PBR 1.5배는 국내 업계 최고이자 미국 JP모건(1.7배)과 유사합니다.

KB금융은 보통주 자본 (CET1)비율 13% 넉넉하게 초과합니다. 주주환원 자율성 회복되어 23년 순이익 50% 주주환원, 매년 동 비율 제고하면 다음 가능합니다.

23년 순이익 4.9조원, 50% 주주환원 가정:

- 배당 1.2조원 (4.5% 배당수익률)

- 자사주 1.25조원 (4.7% 자사주 환원율)

- 유통 주식수 4.7% 감소

→ PBR 0.45배에서 0.7~0.8배로 레벨-업(Re-rating) 가능

→ 주가 10만원 이상 가능

마지막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관련 다음 지켜주시길 희망합니다

1.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일본 같이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 필요합니다. (일본의 “Corporate Governance Report” 참조)

⇒ 개별 상장사 IR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업로드

2. 밸류업 드라이브 주체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합니다. 보고서에 이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사 이름을 표기합니다. (책임과 의무 강조)

3. 상장사는 ‘계획’ 발표 후 진행 상황 정기적으로 공시합니다.

4. 상장사는 리스트 공개 전과 공개 후 지속적으로 주요 투자자들 피드백 받아서 개선합니다.

5. 당국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최소한 3년) 추진해야 합니다.

6. 당국은 프로그램 시행 및 미시행사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합니다.

7. 당국은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해 프로그램을 성실히 추진하는 상장사의 성공 케이스를 공개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4.02.05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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