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그린수소생산·모듈러건축 ‘총력’
포스코이앤씨, “해상풍력 사업에 역량 집중”
SK에코, 녹색 건축물 프로젝트 사업 확장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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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외 플랜트와 주택 건설 부문에서 신사업 추진 및 업무 협약 체결을 늘리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가운데 '친환경'이 공통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위기 돌파와 내실 강화를 위해 일제히 ‘친환경’ 사업을 내세우고 있는 것.

삼성물산 건설부문, 그린수소·모듈러 사업 추진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린수소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경북 김천시에 그린수소 시설 구축을 추진 중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수소다. 이를 생산·저장·운송할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로, 오는 12월까지 구축을 완료해 내년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모듈러 건축 역시 각 건설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정이 짧고 간단해 현장 위험도가 낮으며 재사용이 가능하고 분진 피해도 적다. 지난해 한 차례 모듈러주택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며 관심이 쏠리자 삼성물산은 모듈러 건축 기술 확보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예컨대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에스토니아 최대 모듈러 제조업체인 하르멧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PIF)과 모듈러 합작 법인 설립 협약도 맺으면서 친환경 및 스마트 시티 사업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지난해 발표한 탄소중립 목표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국내외 사업장 및 현장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해상풍력사업에 총력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이앤씨 역시 침체된 건설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차전지·저탄소 철강·수소 등 그룹 내 신사업 지원과 친환경 플랜트 사업에 집중할 것을 예고했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울산 해상풍력사업 건설 및 전용 선박 확보를 위해 지난해 10월 국내 해운사 및 해상풍력 개발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친환경·디지털 등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롭게 수립한 신비전 실현을 가속해야 한다"며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과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 건설 모두 노린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 14일 미국 네바다주와 친환경 신성장 동력 협력을 논의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자회사인 라스베이거스의 테스(TES) 공장에 방문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을 비롯한 신성장 동력 협업을 논의하는 등 환경·에너지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 분야에서도 '녹색 건축물' 관련 매출 비중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예시로 폐기물 솔루션 ‘피클(PICKLE)’을 선보였다. 이는 자동 집하 시스템으로 아파트, 빌딩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수거해 기존의 불필요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방식이다.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폐페트병을 원재료로 만든 K-에코바(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사업을 개발해 현재 생산·판매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철근 대체재로, 터널 등 토목공사 및 건축 현장에 실제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해 진행된 ‘CES 2024’의 SK그룹 전시관 안전 펜스도 이를 활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 = SK에코플랜트 제공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이후로 환경·에너지사업 관련 수주 및 개발 사업을 확대해 건설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사업까지 섭렵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환경·에너지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 2022년 27.1%에서 지난해 9월 말 35%로 확대됐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 17일 기업평가 의견을 통해 “SK에코플랜트의 건설 부문 및 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의 외형 성장을 예상한다”며 “주택경기 불확실성으로 주택건축의 단기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플랜트 및 인프라 사업경쟁력 기반으로 안정적 매출 시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특정 사업에 더 중점을 둔 사업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며 “환경·에너지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시도하면서 환경·에너지 사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다보니 건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들이 올해 공통으로 친환경 사업을 내세우는 이유로는 최근 대두되는 국내 건설경기 하강 및 침체 문제 등이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건설경기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부동산경기 하락에 따른 건설 부문의 현금 창출력 축소 가능성, 사업 다각화 전략 및 적극적인 투자기조 등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유지를 위해선 추가적인 자본 확충 및 자산매각 등을 통한 현금 유입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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