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매출 84조2804억원, 영업이익 3조5485억원 달성
3년 연속 외형 성장 성공…생활가전·전장 주도 아래 B2B 호조
소비 위축·연말 판촉 경쟁으로 수익성 하락…올해 다각화 가속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현지시간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현지시간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연매출 80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83조4673억원으로 기록한 LG전자는 본격적으로 연매출 80조원 시대에 접어든 모습이다. 

생활가전과 전장사업이 각각 연매출 30조원, 10조원을 넘어서며 견인차가 된 가운데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순항하면서 3년 연속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찍은 반면 영업이익은 신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으로, 지난해를 웃돈다. 게다가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수요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연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전자의 변화를 실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전장사업이 주력사업으로 성장하면서 생활가전 의존도가 낮아졌다. B2B 사업 호조로 포트폴리오도 확장됐다. 회사의 성장 기반이 더욱 견고해지면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가 한층 붙을 전망이다. 

3년 연속 최대 매출 경신…수익성은 후퇴

LG전자는 8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4조2804억원, 영업이익 3조5485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 늘어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이후 3년 간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수익성은 달랐다. 지난해 3분기 경기 침체에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빗나갔다. 전년과 비교해 0.1% 줄었기 때문이다. 3분기까지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4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매출은 23조156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5.9%, 11.8% 늘었다. 수익성은 후퇴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1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단 350.9%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68.6% 줄었다.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아 치열한 판촉 경쟁이 벌어졌고 영업비용 지출도 늘었다. 이로 인해 증권사의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낮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4분기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6395억원, 무려 50.8%나 적다.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사업별로 보면 생활가전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사상 첫 연매출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양극화에 대응,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면서도 주요 제품의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했던 전략이 통했다. 냉난방공조, 부품, 빌트인 등 B2B 확대도 매출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장 사업은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전장사업은 수주 잔고가 늘어났음에도 초반 저가 수주를 지속했던 탓에 적자를 이어갔다. 전기차 부품과 램프, 인포테인먼트의 삼각축을 구축하고 마그나 합작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생산사업장의 평균가동률이 100%를 넘디며 성장이 가속화 됐다. 

TV 사업은 유럽 등 주력시장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 단, 웹OS 콘텐츠·플랫폼 서비스 사업이 성장세를 타면서 TV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은 4분기에도 썩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분기에도 BS사업본부는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LG전자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으로 신규 수요를 공략하는 동시에 전지차 충전과 같은 신사업 투자를 이어갔으나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체질 개선 본격화…

4분기 성적과 별개로 LG전자는 이번 잠정실적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어려운 외부환경에도 동종 업계 중에서도 도드라진 실적을 냈다. 펜트업(Pent-up) 효과가 있었던 2022년에 버금가는 것"이라며 "시장 변곡점을 조기에 포착,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모델 혁신이 이뤄졌다. 더욱이 지난 3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이 13% 이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체질 개선에 한층 힘을 실을 방침이다. 제품과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직접판매(D2C), 구독과 같은 사업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모색한다. 가전 운영체제(OS) 탑재 또한 확대하며 가사해방의 가치를 투영한 스마트홈 솔루션 사업도 속도를 올린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스마트홈 제품과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진은 해당 플랫폼이 차량에 탑재돼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등의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념도. /사진=LG전자.
LG전자가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진은 해당 플랫폼이 차량에 탑재돼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등의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념도. /사진=LG전자.

전장사업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라는 대세에 올라타 전장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조주완 사장은 독일 IAA 모빌리티에서 미래 비전으로 '알파블'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전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적용해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장사업들과 시너지를 내는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LG전자는 마그나와 손잡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개발했다.

TV는 콘텐츠·플랫폼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 스마트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웹OS 생태계를 넓혀 사업의 모수(母數)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외에 고부가 액정표시장치(LCD)인 QNED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한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사이니지,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의 조기 주력사업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전사 B2B 사업을 리딩하는 조직으로 키울 예정이다. 단일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인접한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화한다. 사업본부 내 신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단기적 경영성과보다는 미래준비에 무게를 둔 투자 또한 지속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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