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열 대표가 이번 캐세이와의 업무 협약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신열 대표가 이번 캐세이와의 업무 협약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캐세이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연다. 신세계면세점은 전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인천공항 최대 면세 사업자가 됐지만 아직 해외 점포도 없고 글로벌 인지도도 낮다. 

이번 신세계면세점의 캐세이와의 업무협약 시너지는 신세계면세점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있는 밑그림은 더 크다. 

면세점을 넘어 그룹 차원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 차원에서 항공 제휴를 가시화한 것으로 읽힌다.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10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캐세이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신세계면세점은 줄곧 생태계 확장과 고객 접점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이 일환으로 캐세이퍼시픽과도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 접점, 고객 경험 확대는 저희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목표"라며 "세계적인 호텔 체인 보유 등 여러 측면에서 고객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캐세이와 모든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폴 스미튼 아시아 마일즈 대표는 "오늘 이 파트너십은 큰 이정표라고 생각한다"며 "신세계디에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저희 회원들에게도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더욱 다양한 장소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캐세이퍼시픽은 회원 약 1000만명을 보유한 홍콩 최대 항공사이자 세계 10대 항공사다. 캐세이 한국지사는 1960년 첫 취항 후 63년 동안 한국에서 영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과 홍콩 구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4회 운항하고 있다. 폴 스미튼 대표는 "지금까지 캐세이퍼시픽은 한국 시장에서 63년 이상 운항하며 홍콩과 한국의 다양한 도시들을 연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마일리지 프로그램인 '아시아 마일즈'를 바탕으로 항공사를 넘어 쇼핑·다이닝·웰니스 등 상호보완적인 카테고리 구성으로 프리미엄 여행과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지향점으로 삼고 내걸고 있다. 

캐세이와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구축해온 생태계 확장을 위해 더욱 긴밀히 파트너십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손건일 신세계면세점 상무는 "코로나 이후 한국 관광 시장은 예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점차 다국적화하고 또 개별화하는 개별 관광객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손 상무는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여행 시장엔 새 관광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개별 여행객 비중이 늘고 여행 행태가 쇼핑에서 체험·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런 개별 여행객 중심의 새 패러다임을 적극 받아들여 '개별 여행객 선점'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삼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여러 국적의 글로벌 1600만명 가량의 캐세이 회원을 신세계면세점 고객으로 만들겠단 것이다. 신세계면세점 400만명 회원까지 합치면 회원 규모는 약 2000만명 가량이 된다.  

무엇보다 글로벌 고객에게 '신세계' 브랜드를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캐세이와의 제휴 금융사를 통해 면세점 입점사가 아닌 브랜드 '신세계'를 찾아 방문하는 고객 만들기에 주력한다. 

두 기업은 시너지 확대를 위해 단계별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손 상무는 "캐세이 회원 로열티 서비스를 시작으로 두 기업 간 멤버십 프로그램 확대와 교환 시스템 개발 연동까지 두 기업의 여행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순환 연결되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캐세이퍼시픽 항공사로 한국에 방문했다면 아시아 마일즈를 기반으로 호텔을 예약하고 면세점과 아웃렛 등지에서 쇼핑하는 등 여행과 관련된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상무는 "여행에서 쇼핑이라는 여정은 중요한 활동 중 하나로 신세계가 여행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플래이어와 협업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유"라고 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앞으로 신세계면세점 이용객은 캐세이의 800여개 협력사가 이루는 글로벌 생태계 속에서 더욱 다양한 경험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협약이 연간 1600만달러 이상의 매출 달성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엔 자사 면세점의 개별 여행객 수요도 올해에 비해 30%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일상의 쇼핑과 면세 쇼핑 간 연결고리 고민...'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역할 강화 기대감

이번 협약에서는 면세 쇼핑 활동도 일상에서의 쇼핑과 연결 시킬 수 있는 고리에 대한 신세계의 고민도 엿보인다. 이런 고민은 결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역할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 통합 멤버십 생태계는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면세점, 이마트, 스타벅스, SSG닷컴, G마켓·옥션(지마켓 글로벌) 6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G마켓·옥션에서는 항공권과 여행 상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통합 멤버십 론칭 당시 항공 등 외부 제휴를 늘려가겠단 비전을 발표했다. 이번 캐세이와의 협약은 이 행보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진다. 

손 상무는 "일상에서의 쇼핑과 면세 쇼핑의 연결을 고민해왔다"며 "신세계라는 브랜드로 묶인 이 강력한 고리는 평소엔 신세계백화점에서 구입하다가 출국 할 땐 신세계면세점을 찾는 그런 이유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봤다. 

신세계면세점은 내년(2024년) 2월부터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하는 회원 1000만명을 대상으로 마일즈 제휴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매 금액 1000원 당 1 아시아 마일즈가 적립된다. 이 마일리지는 항공권뿐 아니라 글로벌 약 800개 협력사와 9만여개 사용처에서도 쓸 수 있다. 캐세이는 올 6월 기준으로 225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캐세이는 운항 목적지만 74개다. 6만개 호텔, 1000개 이상의 온오프라인 숍, 400여개 다이닝 협력사, 50개 파이낸스 및 보험사, 20개의 OTA 및 렌터카, 26개 제휴 항공사 등에서도 아시아 마일즈를 사용하고 적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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