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인사 실시…전년 比 부사장 승진 인원 2명 증가
TV·스마트폰 수요 부진에도…3분기 영업익 2조 육박
경영 성과에 높은 평가…OLED 기술 리더십 강화 고려

전진(왼쪽) 중소형디스플레이 A개발팀 부사장과 유동곤 생산기술연구소 검사설비개발팀 신임 상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영 성과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매출 8조2200억원, 영업이익 1조9400억원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중소형 패널 사업의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대형 패널사업에서도수율 향상과 원가 개선이 이뤄지면서 적자폭이 축소됐다.

이에 올해 인사에서 경영 성과를 낸 인물들을 승진시켜 성취동기를 확실히 끌어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9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10명, 상무 15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명 등 총 27명의 승진자를 발표했다. 

전체 승진자 규모는 지난해와 같지만, 내용면에서는 기술 역량보다 경영 관리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에는 부사장 8명, 상무 16명, 마스터 3명이 탄생했다. 올해는 기술 인력 승진자가 1명 줄어든 반면, 신임 부사장을 2명 더 등용했다. 경기 침체로 TV,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에도 2조원에 가까운 분기 영업이익을 올린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1위를 수성 중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매출·이익 극대화한 공을 인정받아 승진자가 여럿 배출됐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 승진자를 살펴보면, 김태우 A영업팀장은 미주 대형 고객사의 사업 초기 OLED 패널 공급에 기여하고, 신제품 확판 협상을 주도했다. 윤재남 영업1팀장은 폴더블,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MX사업부 프리미엄 제품 탑재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신규 고객을 발굴했다. 한동원 기술혁신팀장은 포토, 드라이 에칭 등 주요 공정의 효율을 개선하고 OLED 전체 라인간 상향 평준화를 통해 수율과 생산성을 함께 향상시켰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기술 리더십을 강화에 역할한 임원진도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전진 중소형디스플레이 A개발팀 부사장은 옥사이드 기반 기술, 홀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신기술의 양산성 확보 및 신뢰성 검증을 주도해 고객사 신제품 적기 공급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 국의 친환경 정책 강화에 대응, 저전력 역량 등을 향상시킨 임원들도 영전했다. 이건형 글로벌인프라 총괄 시설팀장은 현장 혁신활동을 통해 8.6세대 IT라인 건설비 절감에 기여하고 폐수 재이용률 상향, 에너지 저감 기술 개발로 ESG 경영 역량을 높이는 데 역할했다. 장근호 디스플레이연구소 공정연구팀장도 친환경 저소비전력 기술인 에코스퀘어 OLED를 적용하고,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차세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들이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상용화에 기여한 인물들도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성욱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모듈기술팀장은 QD-OLED 프린팅 공정 셋업과 설비 혁신으로 적기 양산에 기여하고 모듈 설비 효율 개선을 주도해 생산성 목표를 조기 달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허철 기획팀 사업기획그룹장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안정적 철수 전략과 QD-OLED 신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8.6세대 IT사업 투자를 주도해 OLED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한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최초의 펠로우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QD-OLED에 대한 총수의 관심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오근찬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공정개발팀 펠로우는 QD-OLED 재료 분야 전문성과 기술력을 지닌 인재로 꼽힌다. QD 광학재료 개선, 초정밀 잉크젯프린팅 공정 특성을 확보하고 OLED 기술과 융합해 세계 최초로 QD-OLED 제품 상용화에 기여했다. 

생산성 제고와 수급 안정화에 일조한 경영진도 승진했다. 장철웅 구매팀 모듈자재구매그룹장은 드라이버 IC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선제적 협상을 통해 수급 안정화를 주도하고 국내외 신규 공급망 구축을 통해 자재 원가 경쟁력 강화에 역할했다. 정성호 생산기술연구소 설비요소기술개발팀장도 레이저 신공법을 설비에 적용, 신제품 수율을 개선하고 국내 신규 공급업체 발굴을 통해 설비 내재화를 추진하는 등 설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에 장 팀장과 정 팀장은 이번에 부사장으로 영전했다. 

또 유동곤 생산기술연구소 검사설비개발팀 신임 상무는 인공지능(AI) 기반 검사 소프트웨어를 광학 설비에 접목, 해외 생산 법인 검사 자동화 체계를 구축하고 신제품 불량 유출율 개선에 기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연령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시켰다. 전진 신임 부사장과 유동곤 신임 상무는 각각 40대, 30대다. 세대교체를 통해 혁신 동력을 확보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차별화된 제품·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한 인물들을 발탁했다"며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장인 최주선 사장은 올해 재신임 됐다. 최 사장은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기술 격차를 벌릴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제조시설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양산에 돌입하면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IT용 OLED 비중은 20%를 기록, 지금보다 5배 높아진다.

아울러 미국 마이크로 OLED 기업 이매진을 2억1800만달러(2900억원)에 인수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도 확보했다. 마이크로 OLED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과 같은 XR 기기에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들어 잠재력이 큰 차량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기도 하다. 아우디, 현대차, BMW에 이어 올해 페라리와 협력을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점유율은 42.7%, 세계적 브랜드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시장 내 입지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로부터 주도권 탈취도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TV 지배력을 높여줄 기술을 내놓은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체감휘도(XCR) 측정법이 국제 표준으로 정식 제정됐다. 체감휘도 측정법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제안한 것으로, 휘도계로 측정한 밝기가 아닌 실제 눈으로 느끼는 '체감휘도'를 기준으로 한 게 특징이다. TV나 모니터 구매 시 이 같은 기준을 고려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삼성전자 TV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이하 승진자 명단

◇부사장 승진

△김태우 △윤재남 △이건형 △장근호 △장철웅 △전진 △정성욱 △정성호 △한동원 △허철

◇상무 승진   

△문대승 △문정태 △박범철 △박재환 △박진우 △소병수 △우경택 △유동곤 △이상률 △이은철 △이주원 △정경호 △조용석 △조현덕 △최민환

◇펠로우 선임

△오근찬

◇마스터 선임

△이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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