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요 줄어 플랫폼 종사자 임금하락 위기
유상보험료 평균 180만원...가입률 40%도 안돼
배달업계, 보험료 낮추고 건강검진 등 복지 강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 이 출범했다. /사진=우아한 청년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 이 출범했다. /사진=우아한 청년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배달앱들이 라이더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이륜차 안전운행을 위한 사전교육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보험료 부담 완화, 건강검진 지원 등 라이더의 경제적 지원과 삶의 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간 배달업계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는 달리 플랫폼 핵심 종사자인 라이더의 실질적 지원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돼왔다. 이에 더해 올해 민주노총 소속 라이더들이 연휴 파업 등 단체행동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배달종사자와의 상생을 위한 지원책이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라이더 복지 정책이 확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달앱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면서 플랫폼 종사자의 실질 임금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위기로 지적된다. 이에 장기적으로 전업 배달 종사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정부와 주요 배달업체와 함께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을 지난 28일 출범했다. 쿠팡이츠서비스와 요기요의 자회사인 플라이앤컴퍼니, 부릉 등 배달 대행업체 9개사도 함께 했다.   

이들이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을 공동 출범한 이유는 사고 위험이 높은 이륜차 라이더들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명분에서다. 최근 2~3년 사이 배달업계가 성장하며 배달 플랫폼에 종사하는 라이더 수 역시 증가한 가운데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라이더들은 평균 180여만에 달하는 유상보험료 부담이 어려워 전체 보험 가입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더는 배달 수요가 높은 특정 시간에 집중해 일해야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에 따라 속도에 치우친 무리한 운행을 할 위험이 높다. 실제로 최근 이륜차 사고로 인한 사망 건수도 늘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해 1만8295건으로 조사됐는데, 이중 43.5%는 배달앱 사용이 많은 평일과 저녁 시간에 발생했다. 배달종사자가 포함된 이륜차 사고 사망자 수 역시 2021년에 비해 지난해 484명으로 5.4%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한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은 배달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이들에 특화된 보험상품을 시중 대비 평균 2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륜차 배달종사자의 유상보험 가입률을 5년 이내 80% 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동 조합 설립에는 우아한 형제들의 배민이 적극 나섰다. 창립자인 김봉진 의장이 사재로 5억원을 출원했고 배민의 물류 담당인 우아한청년들은 최대 규모 자본금인 47억원을 출자했다. 

배달앱 1위인 배민의 경우 라이더들의 권익 확대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달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라이더들이 9년째 동결인 기본 배달료 인상을 위해 파업 등 두 차례의 집단행동에 나섰으나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라이더의 안전한 배달 환경을 위한 지원책을 대안으로 내세워서다.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운영 중인 플라이앤컴퍼니는 자사 위탁계약 라이더 3000여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원래 라이더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건강진단 실시 의무가 없으나 이들의 건강이 실제 업무역량과도 직결되는데다 건강관리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지난 4월부터 무상 지원하고 있다.

요기요는 각 지역에 위치한 근로자건강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라이더들의 건강상담 지원 역시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라이더들은 이같은 안전 운행을 위한 복지 확대 외에 안정적인 근로환경 마련과 경제적 지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더는 기본적으로 배달주문을 위한 대기 시간이 길고 이륜차 주유비, 수리비 등 관리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는 까닭에 실제 배달을 통해 얻는 임금과 실제 소득 간에 간격이 크다. 또 배달 수요에 따라 임금이 책정돼 배달 수요가 감소할 경우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배달앱 업체들이 판촉 활동을 위한 프로모션을 계획할 때 라이더들의 사고와 과로가 유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전업 라이더들은 배달에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다. 적정 시간을 일하면서 안정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도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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