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가격 인하... 제과· 제빵 업체도 합류
인기 제품은 제외, 인하율 낮아 체감효과 낮아
유통업계, 마진율 낮추고 외식업계도 동참해야

라면업계 가격 인하 후폭풍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황재희 기자.
라면업계 가격 인하 후폭풍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황재희 기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라면을 시작으로 제과·제빵 업계도 앞다퉈 가격 인하를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 그런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잘 팔리는 인기 제품은 이번 가격인하 품목에서 제외된데다 인하 폭도 기대에 못미친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에 대한 원성이 높다.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 인하를 앞세운 정부의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하를 하다보니 물가안정을 위한 기업의 희생이 아닌 가격 인하 시늉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삼양식품에 이어 오뚜기와 팔도 등 주요 라면업체 4사가 다음 달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외로 인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라면업계의 결정에 일부 제과업계와 제빵업계 역시 같은 날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롯데제과는 빠다코코낫·롯샌·제크 등 밀가루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인기 과자 품목 3종에 대해 가격을 정가에서 100원씩 인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태제과 역시 밀가루 함량이 높은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다음달부터 10% 가량 인하한다. 

이어 SPC 역시 물가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7월 초부터 식빵·크림빵·바게트 등 대표 제품을 포함한 30여개 품목에 대해 평균 5%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우선 파리바게뜨는 식빵과 바게트를 포함 총 10종에 대해 각각 100원~200원씩 인하한다. SPC삼립도 식빵과 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 품목에 대해 100원~200원 인하한다. 

식품업계는 당분간 가격 조정 바람이 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정부 측에서 '물가 잡기'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어서다. 

소비자단체 역시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소비자는 업체들의 원재료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감내해 왔다"면서 "고물가 시기에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기업들은 이제 원가 인하로 인한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현재 정부의 요청에 따라 CJ제일제당·대한제분 등 국내 대표 제분회사들이 오는 7월부터 소맥분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과·제빵업체 외에 밀가루를 공급받아 가공식품을 만드는 주요 식품업체 역시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식품업계가 고심끝에 가격 인하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음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농심은 지난해 9월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 등 라면 26개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을 적용했는데 이번 인하는 신라면만 4.5% 인하하는 것으로 한정된데다가 인하율 역시 지난 인상폭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삼양식품·오뚜기·팔도 역시 각사의 인기 제품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쏙 빼놓았다.

식품업계가 정부 압박에 방어하며 소극적인 가격 인하에 머무는 것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때문에 고물가에 따른 서민의 고통 분담을 식품업계에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유통업계 역시 마진율을 낮추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더 나아가 라면· 빵·과자 외에 소비자 수요가 높은 치킨·피자·햄버거 등 외식업계 역시 소비자의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해 기업이 스스로 가격 정책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공식품과 같이 외식 물가도 그간 많이 오른 것은 맞다"면서도 "외식업계는 원가 구조나 인상폭에 대한 자료 확보와 분석이 쉽지 않은데다 기업별 가격 정책에 따라 편차가 큰 만큼 전반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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