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한상의 의원회의실서 데일리임팩트 5주년 창간포럼 개최
투자·법률 등 ESG 전문가들 올바른 지배구조 토론 활발
글로벌 대비 취약한 지배구조...ESG 워싱 우려도
이사회 독립성 확보·내부통제 구축·관리 개선 방안 공유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2023 데일리임팩트 창간포럼에 참가한 토론자들이 사진. 구혜정 기자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데일리임팩트 창간 5주년 포럼 'ESG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 참여한 관계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 구조) 법제화가 가속화하고 관련 투자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대 화두는 ‘지배구조'다. 이사회의 독립성, 내부통제 시스템 등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를 뜻하는 지배구조(G)는 기업의 환경(E), 사회(S)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ESG 투자에 있어서도 투자자들이 고려하는 선결 조건이다. 

하지만 '거수기 이사회' 및 미흡한 내부통제로 발생하는 경영진 비리 등 여전히 취약한 국내 기업 지배구조는 규제 대응 뿐 아니라 주주,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무너 뜨리는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950조 규모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도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도입 후  주주 가치 훼손 국내 기업에 행사하는 반대 의결권 비율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데일리임팩트가 주최한 2023 데일리임팩트 창간포럼 'ESG 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한 과제와 방안에 대한 ESG 전문가들의 논의가 진행됐다.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데일리임팩트 창간 5주년 포럼 'ESG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데일리임팩트 창간 5주년 포럼 'ESG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ESG 투자·법률·컨설팅 전문가들이 국민연금 의결권,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내부통제 시스템 등 여러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됐다.

해외보다 낮은 지배구조 수준...'ESG' 워싱도 우려

전중연 데일리임팩트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기업 입장에서 거버넌스 이슈는 주주와 소비자 신뢰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라며 포럼을 통해 바람직한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많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E’나 ‘S’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배 구조 분야 대응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기업 지배구조 수준은 아시아 12개 국가 중 9위로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CEO의 의지와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며 "내부 ESG 위원회를 설치해 ESG 추진체계를 만들고, 전문경영인 체제·독립적인 이사회 시스템 구축과 다양성 존중, 사외이사 역할 강화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종현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바라보는 ESG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원 위원장은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은 주주와 대화하고, 경영진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 경영진을 견제·감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시스템이 구축한 곳"이라며"이라며, "국민연금은 관련 체계가 구축되지 않거나 주주 가치를 훼손한 경우에 주주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문제 기업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지향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전했다.

원 위원장은 "지배구조는 E와 S를 조종하는 브레인이며, ‘E’나 'S'에만 집중하다 보면 ‘ESG워싱’이 현실화될 가능성 있다"며 "기업의 바람직한 의사결정과 ESG 활동을 위해 지배구조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내부통제시스템 관리해야'...기업·국가 공동 노력 목소리도  

이어 '좋은 지배구조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ESG 규제 대응과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기업이 개선해야 할 지배구조 관련 과제와 해결책도 제시됐다.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데일리임팩트 창간 5주년 포럼 'ESG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 토론자들이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이사,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이종재 PSR 대표)  사진 = 구혜정 기자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데일리임팩트 창간 5주년 포럼 'ESG진단, 왜 지금 지배구조(G)인가?'에 토론자들이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이사,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이종재 PSR 대표)  사진 = 구혜정 기자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국내 기업들의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 전문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국내 30대 그룹 이사회 내 사외이사 대부분은 검사, 국세청 출신이 많은데, 이는 해외에선 볼 수 없는 후진국형 지배구조"며 "이사의 경영 전문성보다는 대관 업무 등 정무적 부분을 중시하는 것이 한국 지배구조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일본과 같이 독립된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지배구조는 회사를 움직이는 힘이고, ESG 조직의 기업 내 위치와 컨트롤 방식에 따라 그 회사의 ESG 진정성이 나타난다"며 "전문성을 갖춘 ESG 전문가들이 이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이슈를 검토해주는 프로세스가 갖추는 것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대법원이 2008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대표소송에서 사외이사들에게 내부통제 미비와 감시·감독 소홀 책임을 물은 사례를 예로 들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사회에서 최고 경영진에 요구하는 ESG 리스크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내부통제시스템 마련하고 이를 관리하는데 신경써야하고, 관리와 정부는 이를 잘 운영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당근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국내에서 후진적인 지배구조 시스템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는 기업 입장에서 해당 시스템 혜택이 많기 때문"이라며 "올바른 기업 지배구조를 위해서는 기업 뿐 아니라  제도 개선 등 국가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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