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국제어린이봉사단
-굿네이버스미래재단 시니어자원봉사단

설용수 씨가 해외 봉사활동에서 만난 여자 아이들 증에는 신발을 제대로 신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 사진 = 설용수 제공.
설용수 씨가 해외 봉사활동에서 만난 여자 아이들 중에는 신발을 제대로 신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 사진 = 설용수 제공.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기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는 나이를 말하기 전까지 연령대를 가늠하기 어렵다. 놀랄 정도의 동안(童顔), 세련된 옷차림새. 새로운 세대가 탄생한 듯하다. 겉만 달라진 게 아니다. 생각 또한 젊고 싱싱하다. 누군가의 뒤에 서기보다, 앞에 나서고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나이 많은 사람이 다 꼰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들이 모여 새로운 시대를 여는 봉사단을 만들었다.

우리의 손이 닿는 봉사가 좋다!

크레파스국제어린이봉사단

크레파스국제어린이봉사단(회장 김계식)은 ‘의기투합’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단체다. 그들의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우리의 봉사는 모든 것이 투명합니다. 대상은 해외 어린이, 목적은 학용품 보내주기, 현지 봉사자를 통해서만 전달한다!”

공식 등록된 재단이나 큰 단체는 아니지만 조연환 전 산림청장이 고문으로 추대돼 이들의 선행에 동참하고 나섰다. 지난 2월 첫 만남 뒤, 아이들에게 보낼 학용품을 사기 위한 성금을 부지런히 모으고 있다. 이렇게 모인 돈은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해 쓸 계획이다. 올해는 6월까지 모금액을 준비해 아프리카 가나에 7월쯤 물품을 보낼 예정이고, 12월에 준비해 1월에 또 보낼 계획이다.

크레파스봉사단의 결성은 지난해 10월, 데일리임팩트가 소개했던 동시, 동화, 희곡 작가 설용수 씨와 가나에서 선교사로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염문식‧문혜정 부부의 만남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4년 전, 설 씨는 친구와 함께 한국에 잠시 귀국한 염씨 부부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그들이 가나에서 돌보고 있다는 60여 명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접했다. 설 씨의 눈에 허름한 아이들의 옷차림과 신발이 보였다. 맑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과 대조돼 안쓰러웠다고 한다. 설 씨도 2011년과 2013년에 해외 봉사활동을 위해 네팔과 인도에 다녀온 경험이 있어 더 깊게 다가왔다.  

크레파스국제어린이봉사단 정예회원. 왼쪽부터 조문준 충남대병원 명예교수, 김계식 토네이도건설 대표이자 크레파스봉사단 회장, 전원창 영화감독, 정상규 하우랜드하우징 대표. / 사진 = 설용수 제공.
크레파스국제어린이봉사단 정예회원. 왼쪽부터 조문준 충남대병원 명예교수, 김계식 토네이도건설 대표이자 크레파스봉사단 회장, 전원창 영화감독, 정상규 하우랜드하우징 대표. / 사진 = 설용수 제공.

염 씨는 이날 “아프리카 가나의 학생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처럼 방과 후 수업이나 아동 돌봄, 미술, 음악 등의 시스템 속에서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부모를 도와 빨래하고, 물 길어 나르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설 씨는 아프리카의 날씨가 좋을 때 친구와 함께 학용품을 가지고 가서 예술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염 씨 부부가 가나로 돌아가자마자 코로나가 전 세계를 덮쳐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길었던 코로나가 사태가 서서히 끝나가고, 다시 학용품을 보낼 계획을 세우다가 아예 주변에서 뜻이 맞는 분들과 크레파스봉사단을 만들었다. 그런데 크레파스봉사단이 아닌 이들이 혹여 후원하겠다고 한다면, 돈이 아닌 학용품으로만 받을 생각이다. 이렇게 활동하다가 다른 봉사 단체와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크레파스봉사단이 모이는 곳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이곳에서는 선교사 부부와 설 씨, 모금에 동참하는 회원 등 21명이 소통 중이다. 건설회사 대표이며 크레파스봉사단의 회장인 김계식 씨도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손을 보탰다고 했다. 

김 회장은 “아이들 교육에서 미술 분야는 특히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크레파스 같은 문구류를 그곳 아이들에게 보내면 조금이나마 학습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누고 베푸는 게 세상 사는 이유”라며 “설 작가님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했고, 어떻게 물품을 지원할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지금은 미약하지만, 하다보면 좋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어진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선교활동 중인 염문식 씨는 '새생명센터'라고 이름 지은 방과 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최근 배우기 시작한 리코더를 불고 있다. 이곳에서는 초등 2, 3학년을 위한 미술 수업도 하고 있다. / 사진 =염문식 제공.
아프리카 가나에서 선교활동 중인 염문식 씨는 '새생명센터'라고 이름 지은 방과 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최근 배우기 시작한 리코더를 불고 있다. 이곳에서는 초등 2, 3학년을 위한 미술 수업도 하고 있다. / 사진 =염문식 제공.

선하고 긍정적인 마음이 봉사의 힘!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자원봉사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이 발족한 지도 3년이 흘렀다. 미래재단 소속인 시니어자원봉사단은 지난해 방화2사회복지관에서 시범 활동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4월에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구로구 창신모자원과 강동아동복지센터 등으로 활동 지역을 넓혔다. 시니어가 중심이 된 봉사와,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니어 주거 공동체에 한 발짝 다가가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다 보니 발자취가 쌓여갔다. 

교육전문위원 중심으로 시범 활동했던 시니어봉사단은 점차 굿네이버스 회원 등으로 활동가들을 늘릴 예정이다. 올해 초, 시니어봉사단 총회 진행과 정관 채택을 통해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 봉사단 담당 이윤경 과장은 “시니어 봉사단이 교육전문위원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굿네이버스 회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로 나눔 문화를 확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봉사단은 아동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과 저학년 대상 ‘1대 1 학습지원 멘토링’, 미취학 아동 대상 ‘동화 구연 수업’과 함께 저소득층 어르신을 대상으로는 도시락 배달과 경로식당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이 사회에서 은퇴하고 나서도 봉사에 힘쓰는 이유가 뭘까? 시니어 봉사단을 처음부터 지켜본 이윤경 과장은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이 시니어 봉사단의 정신을 이루는 한 축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과장은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성공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주고자 심혈을 기울인다”며, 특히 “학교가 채워주기에는 버거운 창의력 부분이나 느린 학습자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굿네이버스 글로벌 시민학교 인도네시아 봉사활동 현장. / 사진 = 김두성 제공.
2015년 굿네이버스 글로벌 시민학교 인도네시아 봉사활동 현장. / 사진 = 김두성 제공.

올해 9월에는 시니어봉사단이 생기고 나서 첫 해외봉사로 캄보디아에 간다. 그동안 축적한 봉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넓혀 나가는 것이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과장은 “캄보디아에 있는 학교를 개축해주기 위해 간다”며 “이번 해외 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더 나아가 교육 전문가라는 이점을 살려 해당 국가의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을 직접 교육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선생님의 역량 강화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선생님이 바뀌면 아이들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니어 봉사단은 순수하게 회비를 내며 활동하고 있다. 개인별로 후원금도 추가로 내고 있다. 

이 과장은 봉사단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숙해졌다고 평가했다. “봉사는 봉사자가 기획하기보다 기관의 요청으로 봉사활동이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니어 봉사단의 경우 진짜 뜻을 모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가 정례화해 규정과 규율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니어주거공동체가 들어설 경기도 시흥과 인천 일대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 열린 굿네이버스 시니어자원봉사단 2022년 활동 평가 총회. / 사진 =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지난 2월에 열린 굿네이버스 시니어자원봉사단 2022년 활동 평가 총회. / 사진 =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