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시점 통계, 매년 바뀌어···13년간 한번도 안맞아
같은 기준 적용하고도 불일치 5000명 이상··· 오차 범위 이상
'공기업·고용 형태 해마다 달라 시계열 일치 어렵다'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기자] 질문 1: 지난 2012년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몇 명일까. 

답: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해마다 통계 수치가 바뀌는 탓이다. 기획재정부가 10년 전인 2013년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정보’에 나오는 2012년 비정규직은 4만3041명. 그러나 2014년 발표에서는 4만5353명, 2015년에는 4만5230명으로 바뀌었다. 2016년에는 3만3539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7년에는 4만5318명으로 집계했다. 특정한 시점의 비정규직을 집계했는데 편차가 무려 1만1779명에 달한다. 

5년간 통계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최근년도인 2018년을 비교시점으로 삼아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019년 2만4931명, 2020년 2만6209명, 2021년 10만4223명, 2022년 10만3654명, 2023년 9만7360명으로 같은 2018년 비정규직 통계가 해마다 달랐다.

질문 2: 윤석열 정부 취임 첫해인 2022년 비정규직 수는 줄었을까. 늘어났을까. 

답: 다소 줄었다. 그러나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정보’에서 비정규직 증감과 관련한 소분류 항목을 아예 없앴기 때문이다. 매년 4월말 공표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에서 비정규직 증감과 관련한 소분류가 빠진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8일 데일리임팩트가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공공기관 경영정보’ 가운데 비정규직 관련 통계를 대조한 결과, 전년에 작성한 집계와 올해 집계가 일치하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앞서 예시한 2013년과 2018년 뿐 아니라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통계가 하나같이 어긋났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기재부가 매년 발표했던 '공공기관 경영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데일리임팩트가 재구성한 '2008~20023년 비정규직 인원 변화 추이.' 2012년, 2015년, 2020년 집계 방식이 달라질 때마다 수치에 큰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 구간에서도 통계가 제각각이다. /자료=데일리임팩트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기재부가 매년 발표했던 '공공기관 경영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데일리임팩트가 재구성한 '2008~20023년 비정규직 인원 변화 추이.' 2012년, 2015년, 2020년 집계 방식이 달라질 때마다 수치에 큰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 구간에서도 통계가 제각각이다. /자료=데일리임팩트 

기재부는 이에 대해 2016년과 2021년 통계 집계 기준이 변경돼 동일한 년도에 대한 통계라도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계 기준이 바뀐 2021년 이후에도 동일한 년도의 비정규직 수가 발표 시점에 따라 5000명 이상 차이를 드러냈다. 이는 오차 범위를 훨씬 벗어나는 수치다. 

기재부가 발표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는 ‘공공기관의 경영 투명성 및 국민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5년간 재무 상황과 인적 구성, 급여 등 주요 경영정보를 국민에게 밝히는 공식 자료다. 

이 자료는 매년 4월말께 직전 5개년 간 통계를 담고 있어, 추이 분석과 정책 수립의 주요 지표로도 활용되어야 하지만 통계의 정확성과 영속성, 일관성이 없어 정부 발표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더욱이 해마다 제각각인 발표 자료의 형식과 구성도 일관성이 없어 비교 분석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경영 정보’에서는 비정규직의 증감이 아예 다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비정규직 수를 파악하려면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인 ‘알리오’를 찾아 관련항목을 내려받고 합산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데일리임팩트가 조사한 지난 2022년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5만1814명으로 전년의 5만2424명보다 1.18%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증가일보를 걷던 공공기관 비정규직 숫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직전 3개년 동안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2019년 26.4%, 2020년 23.9%, 2021년 6.1% 등 큰폭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경영관리과 최우석 과장은 비정규직 숫자가 발표자료에 표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감소 추세가 지속된데다 발표자료에서는 변화하는 주요 이슈를 주로 다루기에 빠졌을뿐 이렇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또 동일년도의 통계가 비교시점마다 바뀐 점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 새로 지정되거나 해제될 때마다 직원 수가 크게 달라져 지표 또한 크게 변화했다”며 “현재를 기준으로 347개 기관의 과거 5년 치를 다시 집계하고, 고용 관계나 형태 등이 시시각각 달라져 왔기 때문에 시계열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보이는 숫자가 다르다고 해서 근본이 바뀌었다기보다, 기업의 기준, 혹은 고용형태의 기준으로 보여줄지 그 방식이 달라진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주어진 여건에서 비교 가능한 최상의 통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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