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광업공단 48.4%, 가스공사 43.4%, 석유공사 40.9%
자본잠식, 부채비율 폭증에도 기관장 급여 '돈 잔치'
가스료 등 공공요금 인상 현실화되면 국민 부담 증가
지난해 6월 정부 재무위험기관 지정 및 개선에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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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기자]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공기업 가운데 일부가 지난해 임금을 전체(347개) 공공기관보다 크게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석유·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 기관장은 전년대비 40% 넘게 보수를 스스로 인상, 정부의 재무위험기관 지정과 특별관리의 취지, 재무구조 개선 의지 등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부채비율 급등이나 자본잠식에 빠진 이들 기관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부실공기업의 고액 연봉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재무위험기관이란 정부가 결산 재무제표와 공공기관 경영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간신용평가회사의 ‘투자 부적격’ 기준에 해당될 만큼 재무구조가 나빠져 지난해 6월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한 14개 공공기관을 말한다.

데일리임팩트가 3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분석한 결과,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의 상임기관장(사장)들은 2022년 연봉으로 평균 2억423만원을 수령해 전년의 1억9808만원보다 3.1% 더 받아 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47개 공공기관장의 같은 기간 동안 연봉인상률 평균 1.3%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절대금액으로도 347개 공공기관장의 평균 보수 1억8538만원보다 10.0%(1885만원) 많았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인 광해광업공단 황규연 사장의 2022년 연봉은 2억798만원으로 전년의 1억4015억원보다 48.4%나 늘어났다. 부채가 17조4636억원 불어나며 부채비율도 378.9%에서 499.6%로 뛴 한국가스공사의 최연혜 사장도 전년보다 43.4% 늘어난 2억806만원을 받았다. 한국석유공사의 김동섭 사장의 연봉도 1억2978만원에서 1억8286억원으로 40.9% 뛰었다.

14개 재무위험기관 기관장 2022년 보수 인상률.  (단위:%, 자료=데일리임팩트) 
14개 재무위험기관 기관장 2022년 보수 인상률.  (단위:%, 자료=데일리임팩트) 

일부 자원공기업 사장들의 40%가 넘은 연봉 상승률은 일반직원들보다 훨씬 높았다. 정규직 직원의 평균 임금상승률을 보면 광해광업공단 6.7%, 가스공사 6.6%, 석유공사 9.9% 수준으로 기관장보다 훨씬 낮았다. 이마저도 347개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 상승률(1.4%)보다 높은 것이어서 일부 기관장들이 자신의 고연봉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높은 임금을 책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같은 재무위기 공공기관 중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15.58%), 한국철도공사(-14.15%), 서부발전(-12.73%), 한국전력(11.03%), 남동발전(-5.81%), 한국석탄공사(-1.99)의 기관장들은 보수를 스스로 깎아 대조를 보였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참여했던 한 교수(공공정책학)는 “같은 자원공기업이라도 일부는 경영여건이 다소 호전된 공기업도 있고, 급여를 정상화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기획재정부의 발표대로 347개 공공기관 전체의 재무비율 악화를 야기한 공기업 중에서도 재무위험군으로 분류된 일부 공기업들이 자구노력을 이행하기는커녕 보수를 과도하게 올린 행위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행태가 반복된다면 국민들이 공기업 재정건전화를 위한 각종 공공요금 인상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중기 재무건전화 방안까지 제시한 정부가 보다 특별한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이들 재무위험기관에 대해 자산매각, 사업 조정, 임금 상승 억제를 포함한 경영 효율화, 자본 확충 등 다각적인 건전화 대책을 제시하며 해마다 두 차례씩 이행실적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중간 점검 실적이 발표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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