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모빌리티쇼 주인공은 전기차…내연기관 존재감 ↓
4륜 인휠 자동차·로봇·UAM 등…조연들 존재감도 ↑
지난번 보다 규모 2배 커졌지만…“과거 영광엔 못 미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전시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전시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2023 서울모빌리티쇼’(전 서울모터쇼)를 하루 앞둔 30일 프레스데이는 최근 완성자동차 업계에 불어닥친 전동화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미리 맛볼 수 있는 자리로 꾸려졌다.

아직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는 상황이나, 모빌리티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의 모빌리티 업체들이 전기차를 포함해 수소자동차·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이동수단과 기술들이 제시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 대형 전기 SUV EV9를 필두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아이오닉 6·전기 쿠페 컨셉트카 RN22e·N비전 74 등 전기차를 중심으로한 라인업을 꾸렸다. 특히 기아는 EV9을 무려 5대씩 전시하며 해당 모델에 힘을 주는 모습이었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KG모빌리티가 전기 SUV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왼쪽부터)곽재원 KG회장, 정용원 KG모빌리티 사장, 선목래 노조위원장.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KG모빌리티가 전기 SUV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왼쪽부터)곽재원 KG회장, 정용원 KG모빌리티 사장, 선목래 노조위원장. 사진.김현일 기자

지난번 행사에 불참했던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 역시 중형 SUV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 ‘EVX’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으며 전기 픽업 O100, 코란도의 후계 모델인 KR10 등 전기차 중심 라인업을 꾸렸다. 핵심으로 소개된 6개 차량들 중 전기차가 아닌 모델은 토레스의 하이엔드 모델인 TX 1종 뿐이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올해 국내 출시가 예정된 전기 SUV ‘더 뉴 EQE’와 고성능 전기 세단 ‘더 뉴 메르세데스-AMG EQE’를 공개했다.

BMW는 브랜드 첫 수소연료전지차인 ‘iX5 하이드로젠 프로토타입’을 비롯해 브랜드 최초의 소형 전기 SAV(스포츠액티비티차량) ‘뉴 iX1’과 플래그십 전기 세단 ‘뉴 i7’ 등 다양한 순수전기 모델을 선보였다. 미니는 한정판 전기차 모델인 일렉트릭 레솔루트 에디션을 내놨다.

이외에도 4년만에 참가를 결정한 전기차 1위 테슬라는 준대형 세단 모델S와 대형 SUV 모델X의 최상위 트림인 플래드를 전시했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인미국 스타트업 알파모터의 경우 4인용 전기 픽업트럭 ‘울프 플러스’와 ‘울프’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모비스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량인 엠비전 TO를 전시 중인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모비스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량인 엠비전 TO를 전시 중인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지난 2021년 행사부터 모빌리티쇼로 전환되면서 미래 모빌리티의 근간이 될 신기술 역시 대거 등장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미국 최대의 IT·가전산업 전시회 ‘CES 2023’에서 공개했던 전동화 기반 자율주행 목적 기반 모빌리티 차량(PBV) 콘셉트카 엠비전(M Vision) TO와 엠비전 HI를 들고 나왔다.

엠비전 TO는 ‘4륜 인휠 자동차’로 좌우 바퀴가 개별적으로 기동해 90도로 회전하는 크랩 주행과 제자리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엠비전 HI 모델은 자율주행 차량 내부에서 좌석 배치를 조정하거나 유리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하는 등의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역시 눈길을 끌었다. 해당 로봇은 전기차 충전기의 케이블을 대신 들어 차량 충전구에 체결해주고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외팔형 로봇이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고스트로보틱스가 공개한 사족보행 로봇 V60.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고스트로보틱스가 공개한 사족보행 로봇 V60. 사진.김현일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보행 로봇개 ‘스팟’도 전시관 한 쪽에 자리를 잡았다. 해당 로봇은 CES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이날 고스트로보틱스 역시 사족보행 로봇 V60를 공개했다.

테슬라는 이번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사람과 닮은 로봇) ‘옵티머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4월 처음 공개된 바 있는 옵티머스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에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반도체와 센서가 탑재돼 향후 공장 자동화 비율을 높이는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항공모빌리티 특별관에서는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브이스페이스(VSPACE) △에이치쓰리알(h3r) △MBC △파이버프로 등 총 5개 기관 및 기업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내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전시 부스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내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전시 부스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총 전시규모는 5만3541㎡(제곱미터)로 지난 2021년 행사(2만6310㎡)보다 약 2배 이상 확대됐으며 지난번 대비 약 60% 증가한 전 세계 10개국 160여 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지난번 행사 대비 규모가 커졌음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모빌리티쇼가 과거 모터쇼라 불리던 당시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했다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위세를 떨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이전보다 위축된 데다, 자동차의 전동화·모빌리티 화가 빨라지며 CES가 모터쇼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부상하는 등 모터쇼의 위상이 이전 대비 하락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 2019년 모터쇼에는 행사 규모가 크다 보니 양쪽 전시관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지금은 참여 업체도 적어지고 규모도 그 때보다 작아지다 보니 관 1곳에서만 진행하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모터쇼는 모든 자동차인들의 축제인 만큼 다같이 함께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약해지는 느낌이라 아쉽다”라며 “신차 발표회 등도 모터쇼 대신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모터쇼에 나오면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 부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내 BMW 전시장에서 전시된 전기 자율주행 차량 '미니 비전 어바너트'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내 BMW 전시장에서 전시된 전기 자율주행 차량 '미니 비전 어바너트'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하지만 모빌리티쇼 측에서는 지금이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해당하며 업계 전반에서 함께 노력할 경우 향후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사전 예약을 신청하는 관객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모빌리티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모빌리티쇼라고 이름만 바꿨다고 갑자기 모빌리티쇼가 되는 것은 아닌 만큼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는 등 의미있게 저변을 넓혀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오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테슬라가 자동차 이외에도 로봇을 가져오는 등의 시도가 모이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는 올해 지난 행사에서 처음 시작한 ‘서울모빌리티어워드’ 및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의 참가대상과 범위를 넓히는 등 기존 프로그램들을 더욱 강화하며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용부담이 되겠지만 모빌리티쇼는 완성차업계의 축제이자 자부심”이라며 “업체들마다 참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업계가 함께 ‘어떻게 관객들과 만날까’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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