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과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사진-SK이노베이션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과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사진-SK이노베이션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유럽연합(EU)의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 이하 CCS)을 위한 연구 협력에 참여하며 공정 혁신을 통한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앞장선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노르웨이 국책연구소(SINTEF) 주관으로 진행 중인 700만유로(한화 약 93억원) 규모의 EU REALISE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공동개발 합의(Collaboration Agreement) 계약을 지난달 25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0일 미디어SR에 “EU는 탈탄소화에 가장 적극적인 만큼 선도적인 친환경 기술 및 기술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런 EU와 협력해 CCS 공동개발에 나서게 되면 연구 과정 및 결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회사 차원의 CCS 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관련 기술의 글로벌 사업화를 모색해볼 수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REALISE 프로젝트는 정유 산업에서의 CCS에 대한 검증, 경제성 평가 툴 및 이산화탄소 액상 흡수제 기술 개발을 목표로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023년 4월30일까지 협력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SINTEF, 에퀴노르(Equinor), TNO, 에딘버러대 등 EU 지역 내 14개 산학연구원 및 중국 2개 기관인 칭화대와 Dunhua Oil이 함께 참여한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산업에서는 공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CCS는 이처럼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대신 다른 용기 혹은 공간으로 분리해내 이산화탄소를 제거 혹은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CCS를 통해 탄소배출을 실질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공정 에너지 소모가 높은 정유사업 특성상 유의미한 탄소 저감이 가능한 유일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EU REALISE의 CCS 프로젝트 설명. 자료=SK이노베이션
EU REALISE의 CCS 프로젝트 설명. 자료=SK이노베이션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정유 공장에서의 차세대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 역량 확보 △차세대 이산화탄소 습식 기술 검증 활용을 위한 시뮬레이션 툴 확보 △자체적인 CCS 경제성 평가 역량 확보 △CCS 관련 글로벌 인사이트 확보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를 비롯한 참여 기관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CCS 중 하나인 ‘액상 흡수제 방법’의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액상 흡수제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액체를 활용해 선택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으로 포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를 비롯한 참여 기관들은 액상 흡수제 방법의 비용 절감과 흡수 속도를 높이는 등의 효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공동개발 합의의 일환으로 울산Complex(컴플렉스, CLX)에서 공정별로 배출되는 배출 가스 및 동력 비용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공정별 이산화탄소 포집 가격 및 파이프라인·선박 이송을 통한 운반 비용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이같은 실제 공정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향후 글로벌 CCS 프로젝트 파트너들과의 추가적인 협력도 모색키로 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문제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또한 따르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EU REALISE의 CCS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그린밸런스 2030을 가속화해 나갈 것”라고 밝혔다.

이성준 원장은 “정유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에서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배출되는 공간도 화력 발전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라고 언급하면서 일부 CCS를 정유사업에 적용할 때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특히 한국은 지질학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의 보관 등 선택지가 좁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정유 부문에 한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CCS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부터 기존 사업의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축소하고, 친환경 사업 모델 개발을 통해 환경 마이너스 가치를 상쇄하는 ‘그린밸런스 2030’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환경부정영향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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