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CI. 사진. 정혜원기자
한화그룹 CI. 사진. 정혜원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화그룹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

지주사인 한화(주)는 이달초 이사회를 열고 적자를 지속한 무역 부문을 정리한다고 4일 밝혔다. 한화는 그룹 내 무역 부문의 유화 사업을 화약‧방산 부문으로, 기계 사업을 기계 부문으로 통합한다. 대신 철강 및 식량자원 사업은 정리한다.

(주)한화는 그룹 지주사 역할과 함께 자체 사업도 영위한다. 사업 부문은 크게 △화약·방산 △무역 △기계 등 3가지인데, 이번 이사회에서 사업 조정을 통해 자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해 연간 200억원 규모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 측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사 무역 부문 일부사업과 타 부문을 통합하고 한계사업 정리 등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주요 대기업의 사업 재편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및 사업부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재계 7위 한화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만큼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현금을 든든하게 준비해두고 사업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2분기 중국과 미국, 일본, 베트남 등 주요국가로의 수출 실적은 774억4600만 달러다. 지난해 동기 대비 11.3%나 줄었다. ㈜한화 무역부문 역시 이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상반기에만 25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한화는 무역부문 사업 재편에 따른 일부 유휴 인력 발생으로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무역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근속 1년 이상자가 대상이다. 계속된 업황부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무역부문이 적자를 내면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경영 효율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골든베이GC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9월 초 예비입찰(LOI)을 거쳐 인수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골든베이GC 매각과 관련해 미디어SR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목표로 계열회사 내부 차원에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골든베이GC에 대한 시장가치가 구체적으로 평가되지 않았고, 수익률이 좋은 자산인 만큼 향후 매각 과정에서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골든베이GC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 코스를 설계한 곳으로 2010년 9월 개장해 총 27홀, 231만4000㎡ 규모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매각 금액이 2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했던 비슷한 규모의 클럽모우CC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185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건재한 한화그룹, 선택과 집중 그리고 투자

유동성 확보와 일부 사업 부문을 정리하지만, 한화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뛰어넘고 성장했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는 2분기 기준 코로나19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증가했다. ㈜한화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11조41억원, 영업이익은 5013억원, 당기순이익은 3507억원으로 집계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주사 자체사업과 더불어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주요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은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7.9%(1377억원) 증가했다. 무려 시장 전망치 보다 50% 이상 높은 수치이다. 당기순이익도 82.5%(1585억원) 늘어났다.

㈜한화 자체사업의 경우 방산부문 정상화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1.6% 증가한 만큼 한화그룹은 향후 그룹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과 방산, 화약 등 3대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이어나간다. ㈜한화는 지난달 13일 지속성장 및 미래가치 확보를 위해 한화정밀기계로부터 협동로봇사업을 양수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한화 기계부문은 협동로봇사업의 로봇공학기술을 활용해 현재 공급하고 있는 물류센터, 2차전지, 디스플레이 관련 설비를 고도화하며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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