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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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상위 6개 그룹인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는 자산규모 순위를 10년동안 그대로 지켰다. 그 사이 9개 그룹이 신규 진입하고 7~10위는 10년 전에 비해 변동이 컸다.

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 10년간(2009~2019년) 자산‧시총‧실적‧재무현황 등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30대 그룹의 계열사는 1377개고, 그 중 상장기업은 190개다. 10년 전에 비해 계열사는 369곳, 상장사는 40곳 증가했다.

상위 6개 그룹만 부동의 1~6위를 지켰고 한화와 농협이 톱10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GS와 현대중공업은 한 계단씩 순위가 하락한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30위 밖에서 순위 상승 등을 통해 30대 그룹에 새로 이름을 올린 곳은 농협을 비롯해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영풍,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카카오, 하림, KT&G 등이다.

*공정자산 : 비금융사는 자산, 금융사는 자본과 자본금 중 큰 금액

반면 STX, DB, 현대, KCC, 한진중공업, 한국GM, 동국제강, 현대건설 등은 인수합병 및 실적 악화에 따른 자산 감소 등으로 10년 새 30대 그룹에서 탈락했다.

이와 관련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미디어SR에 “기업들의 빈익빈부익부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상위 그룹은 점점 비대해지는 가운데 하위 그룹은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순위 변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이어  “상위 기업 순위가 10년 째 유지되는 것은 그만큼 산업 구조가 정체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대기업들의 몸집이 커져 자본이 집중되면 신산업 성장 기회 등 다른 기회 요인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대표는 단적인 예로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며 “미국을 예로 들면 10년 전과 비교해 현재는 10대 기업의 순위가 다 바뀐 상태로 그만큼 산업 구조가 역동적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30대 그룹의 자산규모는 3156조원, 시가총액과 매출은 1037조원, 1423조원으로 10년 새 자산은 101.8%(1592조원), 시총은 76.2%(449조원), 매출은 54.0%(499조원) 각각 증가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 순위를 지킨 6개 그룹 중 10년 전에도 공정자산 규모가 100조원을 넘었던 곳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2곳이다. 하지만 10년 사이 SK, LG, 롯데도 공정자선 100조원 그룹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7~10위는 10년 전에 비해 변동이 컸다. 한화가 13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고 농협이 10위로 신규 진입했다. GS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한 계단씩 떨어진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에 성공하면 7위로 올라서게 된다.

매출 규모가 100조원을 넘는 곳은 10년 전 삼성(222조원) 한 곳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삼성(315조원)과 현대차(185조원), SK(160조원), LG(122조원) 등 4곳으로 늘었다.

10년 전에 비해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곳은 카카오다. 465억원에서 4조2585억원으로 9066.9%나 급증했다.

카카오의 경우 보고서 제출을 시작한 2012년과 비교했으며,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하면서 매출 및 자산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모바일 메신저 사업과 포털 사업, 모바일 게임, 유료 콘텐츠, 모빌리티,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바탕으로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미래에셋(228.2%)과 한국투자금융(169.7%), 하림(163.7%), 현대백화점(161.0%), CJ(149.1%), 신세계(140.5%), 한화(100.5%) 등도 매출 증가율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성장과 함께 30대 그룹의 시가총액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30대 그룹의 시총은 지난 7월3일 기준 1037조4617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10년 전 588조 8169억원에서 448조6448억원으로 76.2% 늘었다.

30대 그룹은 전체 주식시장 상장 기업의 시총(1741조2885억원)의 59.6%를 차지했다.

10년 전 시총이 100조원을 넘는 곳도 삼성(199조3146억원)뿐이었고, LG(73조1794억원), 현대차(67조5988억원), 포스코(54조9156억원), SK(39조9859억원), 롯데(16조8750억원), 현대중공업(15조717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시총 규모는 단연 삼성그룹(519조355억원)이 1위였고, SK(136조3057억원), LG(100조4540억원) 등도 100조원을 넘었다.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71조4698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고, 카카오(25조8132억원)가 포스코(23조2419억원), CJ(18조520억원), 롯데(16조7843억원), 현대중공업(12조4146억원), KT&G(11조9765억원) 등 전통의 그룹들을 밀어내고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산업의 트렌드와 그룹의 경영 전략 등의 변화로 인해 그룹 내 매출 기여도도 변화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이 40.5%에서 49.2%로 더욱 강화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8.6%)가 삼성생명(8.6%)과 동일한 위치로 올라섰다. 10년 전에는 삼성화재가 그룹 내 매출 비중 3위였다.

SK는 10년 전 SK이노베이션(37.7%)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자회사 독자경영체제로 재편되면서 SK에너지(20.1%)의 매출 비중이 가장 커졌다. 또 2012년 인수한 SK하이닉스(15.8%)가 급부상해 SK텔레콤(7.1%)에 앞섰다.

LG의 경우 LG전자(23.4%)가 10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 등의 확장으로 LG화학(18.3%)의 존재감이 커졌다. 10년 전에는 LG화학(15.0%)보다 LG디스플레이(22.0%)의 매출 기여도가 더 높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26.5%)와 기아차(18.3%), 현대모비스(12.2%)의 3자 구도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 2012.04에 농협중앙회에서 분할되어 설립되어, 2012년 결산 수치를 사용.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 및 계열사의 보고서가 2012년부터 제출하여 2012년 결산 수치를 사용.
*부영은 상장사가 존재하지 않으며, 카카오는 2010년 당시에는 상장사가 없었음.
*시총은 2020.07.03.과 2009.12.30.를 비교하였으며, 상장우선주가 있는 경우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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