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본사. 제공 : LG그룹
LG그룹 본사. 제공. LG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LG화학의 매각 사업이 순탄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LG화학의 LCD 편광판 사업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 이를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정부가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에 대해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검토하면서 일각에선 사업 매각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편광판 사업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LG화학의 사업 매각이 문제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6월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산산(Shanshan)에 LCD 편광판 사업을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각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의 적자가 심화된 상황”이라면서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에 매각하게 될 경우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가속도가 붙게 될 우려는 있으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거나 기술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편광판(偏光板, Polarizer 혹은 편광필름)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을 걸러내고 조절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그간 편광판 시장은 LG화학, 일본 닛또덴코, 스미토모 화학 등 3개 업체의 생산능력이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LG화학은 대형 패널 편광판 시장에서 누적 점유율 27%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LCD 시장은 정부 보조금으로 승승장구 중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 탓에 공급 과잉에 빠진 상태다. LG디스플이레이가 중국 발 경쟁 심화로 적자 늪에 빠지면서 결국 LCD 사업 축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를 최대 고객사로 둔 LG화학 역시 사업 재편에 나서게 됐다. 그룹 차원의 LCD 사업 출구 전략인 셈이다.

LG그룹은 ‘레드오션’으로 분류된 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에, LCD 편광판 기술 대신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OLED용 편광판 신설 전공정 생산라인에 749억원을 투자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1077억원으로 전공정 생산라인 총 투자금액은 1238억원이다. 광저우시와는 2022년까지 3억달러(3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에 더해 LG화학은 이번 사업 매각으로 확보하는 1조3000억원의 대금을 연구개발(R&D) 강화 및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투자 등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서 미디어SR에 “OLED의 경우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면서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사실상 아직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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