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사진: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에 성공하면서 우호 지분으로 기여한 한진그룹 공익법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주목받은 한진 그룹 소속의 공익법인은 3개다. 즉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이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각각 2.14%, 1.08%, 0.16%를 이용해 조원태 회장 편에 서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을 주축으로 한 3자 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여서 공익재단 역시 지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3자 연합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한진칼 지분 2.49%를 추가로 매입하고, 최근 지난 3월 한진칼 정기 주총 결의 취소 소송도 제기했다.

현재 3자 연합 한진칼 지분은 총 45.23%로, 조회장 측 우호지분은 41.30%에 그쳐 임시 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한진그룹의 세 재단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총 3.38%다.

그룹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해 경영권 방어 과정에 이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진 재단의 본래 목적은 교육, 장학, 문화 사업 등 공익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한진그룹 대표 공익재단이자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산하 별개의 사학 재단이었던 정석학원과 인하학원이 2013년 통합되면서 줄곧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왔다. 지난해 4월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현정택 이사장이 재단을 이끌고 있다.

학교 운영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하며 산하에 인하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인하대부속고등학교, 인하대부속중학교 등을 두고 있다.

일우재단은 지난 1991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사돈인 최현열 CY그룹 명예 회장이 현금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다. 2009년부터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이사장이 재단을 이끌다 갑질 논란으로 퇴진한 뒤 2018년 오치남 이사장이 선임됐다.

1991년부터 이어온 장학 사업에 주력하며, 2009년부터는 주무관청이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뀌면서 문화지원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매년 몽골, 캄보디아 장학생을 선발해 국내 대학교 진학에 필요한 생활비와 숙소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2009년부터 '일우사진상'을 개최해 유망한 사진작가들에게 작품제작 활동비, 전시지원비 등을 제공한다. 사진·미술 전시공간인 일우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수상 작가전, 기획전 등의 무료 전시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일우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장학생들의 한국 입국 및 거주 관련 안전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재단 장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재단의 장학사업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2004년 대한항공이 40억원의 현금을 출연하고 조중훈 창업주의 부인인 고 김정일씨가 110억원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됐다. 초대부터 계속해서 김정일씨가 이사장을 맡아오다 지난 2016년 김 전 이사장 사망 후부터는 유경희 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국가 물류 발전에 기여하고자 물류 분야 연구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학술연구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연구 결과물 공유를 통한 물류분야 정책토론회를 열어 물류정책 관련 이슈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정석물류학술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선정된 과제에 대해 중간 연구 결과 보고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물류분야 정책토론회는 올해 10월에 예정돼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거나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재무현황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의 총자산은 1조1927억원이다. 이중 1조938억원(91.7%)이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정석인하학원 자산이다.

자산은 건물 3446억원(29%), 금융자산 3237억원(27%), 주식 2259억원(19%), 기타 2287억원(19%), 토지 696억원(6%)로 구성돼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등의 지분을 보유해 지난해 21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장학 업에 4억8000만원을 지출하고 물류분야 학술 지원 사업에 4억7000만원을 썼다. 일우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전시문화사업에 2억8000만원, 일우사진상 개최 및 작가 후원에 1억7000만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정석인하학원을 제외하고 한진 재단의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 비율은 1.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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