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 사진. 통계청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지난달 제조업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악화됐다. 다만 2~3월 부진했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4월 들어 다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29일 발표했다.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의 생산은 전월(3월)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의 봉쇄 조치에 국내 제조업의 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견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2~3월 부진했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방역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제조업으로 옮겨간 경기 침체가 풀리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4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달과 비교해 5.7%p 하락한 68.6%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7.2%p 하락폭을 기록한 이후 11년 4개월만의 최대 낙폭이다. 가동률은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만에 최저치다.

광공업의 경우, 기계장비는 전월 대비 3.8% 증가했으나 반도체에서 15.6%, 자동차에서 13.4% 줄어들어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자동차는 해외 판매수요 위축에 따라 생산조정에 들어간 영향이 크고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반도체 업황은 순환 사이클이 뚜렷한 편이라 때때로 영업익 및 매출 편차가 크게 나타날 때가 있다”며 “코로나19에 여파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 등 (덕분에)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영업익이 크게 회복됐다”면서 향후 실적 개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성공적인 방역 작업이 이뤄져 서비스업과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서비스업생산이 0.5% 증가했고, 숙박·음식점 12.7%, 교육 2.8% 등에서 늘었다.

소매판매도 전월비 5.3%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20.0%, 승용차 등 내구재 4.1% 화장품 등 비내구재 1.6% 등에서 모두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역시 5.0% 증가했다.

다만 운수·창고 산업 부문은 2.9% 줄었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국내 비대면 택배 및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나 국가 간 이동이 봉쇄된 수준에서 수출 물량 및 여객 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은 2.4% 감소한 가운데 건설수주는 절반에 가까운 44.9% 감소했다. 2013년 1월(-52.4%) 이후 7년 3개월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수주는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43.4%)과 기계설치 등 토목(-52.0%)에서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3월까지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로 서비스생산과 소매판매 감소가 주로 이어졌지만 해외 코로나19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4월부터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경제봉쇄 영향이 국내 제조업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국내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되면서 서비스생산과 소매판매가 일부 반등했다"며 "5~6월에도 국내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정부정책 효과 등으로 반등될 전망이지만 제조업·수출 등은 외국의 코로나 확산 정도나 봉쇄정책 해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현재 입국 외국인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조건으로 제한적인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지역은 대부분 오는 6월 중순까지 유럽 지역 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는 3분기 들어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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