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지난 1분기 대기업들의 생산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10개 주력업종 29개 부문 중 절반이 넘는 17개 부문의 생산실적이 작년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항공운송을 비롯해 자동차 및 부품 등 업종의 생산실적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30% 이상 감소했다. 이 부문을 포함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활용품 등 8개 부문도 생산능력을 하향 조정했으나 실적이 줄어들었다.

반면 반도체는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음에도 100% 가동률을 기록했고, 택배와 석유화학, 제약 부문도 생산실적이 10% 이상 증가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가동률을 공시하는 12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생산설비 가동률은 81.4%로 지난해 1분기(85.2%)와 비교해 3.8%p 하락한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자료·CEO스코어
*항공운송은 여격기준, 해운은 벌크기준.
*식음료는 해당 기업의 주력 사업을 기준으로 함.

기업들의 1분기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이 작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 조절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부문은 항공운송으로 작년보다 35.9% 급감했다. 30% 이상 감소한 부문은 항공운송이 유일하다. 여행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항공운송은 전 산업군을 통틀어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먼저 받았고 피해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비해 각각 26.7%, 24.1% 줄었다. 생활용품(-21.5%), 기타설비(-14.9%), 건설기계(-13.9%), 타이어(-12.0%), 자동차부품(-10.5%), 비료(-10.0%)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반도체 부문은 작년보다 생산실적이 34.9% 늘어 대조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생산능력을 작년 1분기 1762억9900만개에서 2774억5000만개로 1년 새 57.4%, SK하이닉스는 5조1048억 원에서 5조7343억 원으로 12.3% 늘렸고, 두 회사 모두 생산 능력을 100%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의 사업부문별 생산실적을 봐도 작년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항공사였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진에어가 작년에 비해 54.2% 급감해 감소율 1위에 올랐고 제주항공이 46.8% 감소율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33.4%)과 대한항공(-32.7%)도 5~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1분기 실적은 연휴 등이 반영된 결과라 실제 상황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짚으면서 “현재(2분기) 상황이 더 악화된 상태라 당장 한두달 사이에도 망하는 항공사가 나올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한 바 있다.

항공사에 이어 (주)한화(산업기계 부분) 37.1%, 두산중공업(원자력 부문) 34.1%,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부문) 28.1%, LG전자(휴대폰 부문) 27.5%,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 부문) 27.4% 등도 감소율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생산실적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세메스 반도체장비 부문으로 가동시간이 지난해 같은 기간 6만6900시간에서 올해 14만5065시간으로 116.8% 증가했다. 엘에스아이앤디(권선 부문) 105.7%, (주)한화(방산 부문) 102.1% 등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톱3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으로 LG이노텍(광학솔루션 부문) 92.2%,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부문) 83.8%,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부문) 65.5%, 삼성전자(반도체 부문) 57.4%, LG화학(전지 부문) 51.6%, 삼성중공업(조선 부문) 51.1%, 한섬(패션 부문) 44.0% 등의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IT전기전자(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반도체) △생활용품(생활용품, 패션잡화, 가구제조, 제지, 화장품) △석유화학(정유, 윤활유, 석유화학, 비료) △식음료(식음료, 담배, 사료) △운송(항공운송, 해운, 택배) △자동차 및 부품(완성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제약 △조선기계설비 △철강(철강, 비철강) △기타(포장재) 등 10개 대업종 분류 후 기업의 해당 업종 사업부문별 생산능력과 실적을 개별 집계했다. 2개 이상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경우 중복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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