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바람 잡는 은행권...20~30개월 임금에 학자금 지급까지
희망퇴직 바람 잡는 은행권...20~30개월 임금에 학자금 지급까지
  • 김사민 기자
  • 승인 2019.12.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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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사 제공
사진 :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연말을 맞아 주요 시중은행에서 앞다투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은 이달 중순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년 1월 말안에 인원 감축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은행권은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자를 희망퇴직 대상으로 삼아 임금 삭감과 희망 퇴직 중 선택권을 주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우리은행은 1964년~1965년 출생 직원 대상으로 12월 13일부터 18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별 퇴직금으로 월 평균 임금의 30개월(64년생)~36개월(65년생)어치 임금이 지급되며, 자녀 학자금도 지원된다. 

또한 우리은행은 퇴직 후 재취업 지원을 위해 감사 직무를 제공하고 1년간 25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퇴직 일자는 내년 1월 31일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3일 미디어SR에 "내년도 특별퇴직 인원이 확정되지 않아서 올해 퇴직자와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임금피크 특별퇴직과 준정년 특별퇴직제를 상·하반기 정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임금피크·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자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신청받았으며, 12월 31일 퇴직이 예정돼 있다. 

하나은행 임금피크 특별퇴직은 올해 상반기까지 1965년생 대상으로 진행하다가 하반기부터 1964년생으로 진입 연령을 1년 늦췄다. 하나은행은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1965년생까지 대상을 확대해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특별퇴직 진입 연령이 늦춰짐에 따라 퇴직 후 이직 설계를 하셨던 분들을 고려해서 금번에 1965년생도 특별퇴직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특별 퇴직금으로 1964년생에게는 약 22개월, 1965년생에게는 31개월의 평균임금이 지급된다. 또한 하나은행은 직원 1인당 최대 2000만원 이내의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 및 전직 지원금을 일시에 지급한다.

준정년 특별퇴직은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 중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신청 대상이 된다. 1970년 이전 출생 직원에게는 27개월, 1971년 이후 출생 직원에게는 24개월의 평균임금이 지급된다. 아직 하반기 특별퇴직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나은행은 지난 상반기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39명, 임금피크 특별퇴직으로 265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하반기도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말 1963년생(만 56세)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56세 직원에게는 월평균 임금의 28개월분을 지급하며, 일반직원에게는 20개월어치 임금을 지급한다. 올해 명예퇴직이 확정된 직원은 370명으로, 오는 31일 퇴직을 앞두고 있다.

한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아직 희망퇴직 일정을 정하지 않았지만, 통상 연초에 진행됐던 과거 사례에 비추어 오는 1월 희망퇴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3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근속 15년 이상 직원 중 1960년생 이후 출생자 및 1964년생 대상으로 8~36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희망퇴직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2015년부터 임금피크 대상자에 대한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해오고 있다. 올해 초 1963년~1966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613명의 직원이 퇴직했으며, 21~39개월치 퇴직금과 함께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을 지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통 연초에 희망퇴직을 진행했지만, 내년도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년 은행들은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면서 세대 교체와 인력 구조 효율화를 내세우지만, 최근 은행 영업 환경이 급변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도 사실이다.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은행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표방하며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는 추세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올해 46개의 영업점을 신설하고, 77곳을 폐쇄했다.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함에 따라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또한 올해 기준 금리의 잇따른 하락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로 상품 판매 실적이 감소하면서 내년도 은행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부터는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주요 은행들이 이미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해오고 있어 경기 둔화에 따른 일시적 대응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은행들이 정례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다 보니, 경기가 안 좋아서 이번에만 특별히 명예 퇴직을 늘리거나 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전했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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