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대한항공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반직과 객실승무원에 한정해 만 50세 이상이면서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대상이다. 대한항공이 가장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3년으로 당시 110여명이 퇴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만 50세 이상이면서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11일부터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면서 “정년을 앞둔 직원들의 인생설계를 돕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운항승무원(조종사), 기술 및 연구직, 해외 근무 직원 등은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한 뒤 이달 말부터 희망퇴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최대 24개월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며 퇴직 후 약 3000만원 수준의 퇴직자 자녀의 고등학교·대학교 학자금을 최대 4년간 지원한다. 또한 대한항공은 최대 2년간 생수 3박스(박스당 1.5L 12통)도 매달 지급하는 등 퇴직자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측은 미디어SR에 "자발적 의사를 표한 직원들만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재차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장 이하 임원의 직급을 6개에서 4개로 줄이는 등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20% 이상 감축했다. 이러한 조직 슬림화의 연장선에서 임원에 이어 고참 부장급 직원 수도 줄이겠다는 의도가 대한항공이 이번에 실시하는 희망퇴직에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항공산업이 불황을 마주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분기 국내 8개 항공사가 모두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 3분기에는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가 적자로 전환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도 70%나 급감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지난 10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짜리 단기 무급 희망휴직 제도를 실시했고, 이번엔 희망퇴직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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