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민이전계정 총액 규모 경제적 자원 재배분 흐름도. 제공. 통계청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국인들은 전체 인생에서 32년동안은 벌어들인 것보다 적게 쓰는 ‘흑자 인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수입이 소비보다 적은 ‘적자’를 기록한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27살에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구간에 진입해 41살에 정점을 찍고 정년을 눈앞에 둔 59살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다. 결국 전체 인생에서 32년(27~58살)동안만 흑자로 산다는 뜻이다.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가족과 국가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정확히는 노동연령층(15~64살)의 노동소득이 가족과 국가로 이전되는 것이다. 국가의 복지 시스템은 공공이전, 주로 가족 사이의 도움은 민간이전이라 한다. 특히 유년층(15~64살)에는 민간이전이 74조원으로 공공이전(58조원)보다 많았고 노년층(65살 이상)에는 공공이전이 54조원으로 민간이전(19조원)보다 많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부터 노년층의 공공 보건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년 10%내외로 증가해 매년 2조 안팎으로 증가한다. 10일 통계청 소득통계개발과 김대유 과장은 미디어SR에 “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년층이 다른 연령층보다는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생애주기상 적자 폭이 16살에 2867만원으로 가장 컸고, 흑자 폭은 41살(1435만원)에 가장 컸다.

'2016 국민이전계정' 1인당 생애주기적자. 제공. 통계청

앞서 올해 1월 발표한 ‘2015년 국민이전계정’에서는 흑자 인생 기간은 29년(29~57살)이었다. 1년 새 흑자 기간이 3년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김대유 과장은 미디어SR에 “노년층이 퇴직 후에도 노동을 지속하면서 은퇴 시기가 늦춰지고 노동소득을 유지하고 있어 흑자구간이 늘었다”고 분석하면서 “2010년 45조원이었던 노년층의 민간소비가 2016년 69조를 기록해 매년 90%씩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와 복지제도 강화로 공공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등 재원이 연령별로 이전된 총액을 보면, 2016년 공공이전은 112조원으로 민간이전 99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민간이전이 2010년 91조원에서 2016년 99조원으로 7조 가량 늘어난 동안, 공공이전은 2010년 74조원에서 28조원 남짓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민간이전보다 공공이전이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개발과장은 “세금을 거두고 복지 혜택으로 돌려주는 공공이전이 가족 관계 등을 통한 사적인 부양 규모를 넘어선 셈”이라며 “공공이전의 비중이 특히 높은 노인층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면서 공공이전이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연령대별 자원의 배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2019년 1월에 처음 발표됐다. 전 국민의 연령대별 노동소득과 소비, 공적이전, 가구 내 및 가구 간 사적이전 등을 파악해야 해 통계 대상 시점과 발표 시점에 3년 정도 시차가 벌어졌다.

통계청 김대유 과장은 미디어SR에 “데이터는 2010년부터 존재하나 기초 자료 수집에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면서 “정책 관련 시사점을 강화하기 위해 시차를 줄일 수 있도록 (통계 처리 방식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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