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증권가 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지난 2012년부터 8년여간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취임 후 대신에프앤아이 등 자회사를 출범하면서 수익원 다각화와 함께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대신증권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올해 계속된 증시 침체와 리테일부문 실적 악화로 대신증권 실적이 곤두박질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나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 출마 선언을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대신증권 퇴진 이후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발 빠른 플랜이라고 보고 있다.

나 사장은 지난 1985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35년여 동안 대신증권에만 몸담은 뿌리 깊은 '대신맨'이다. 평사원에서 시작해 강남지점장, 강남지역본부장을 거쳐 리테일·홀세일·기업금융사업단장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차근차근 CEO 자리까지 올랐다. 증권계에서 잔뼈가 굵은 탄탄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금투협회장에 도전했지만, 정부 기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민관을 잇는 다리 역할로서의 영향력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국내 증권업계 유일한 여성 오너로,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의 며느리,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의 부인이다. 양회문 전 회장이 취임 1년도 안 된 2002년 폐암 진단을 받자,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 회장은 바로 경영수업을 받고 양 전 회장이 2004년 별세한 직후 대신증권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2년 대신증권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대신증권과 계열사들을 모아 대신금융그룹을 출범하면서, 나 사장에게 대신증권 경영을 넘기고 이 회장은 대신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11년 중앙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하고 2013년 한국창의투자자문, 2014년 우리F&I를 인수하며 대신증권을 시작으로 점차 금융 계열사를 늘려가고 있다. 이 회장은 다른 증권사 오너에 비해 경영에 늦게 입문했지만 재벌이나 은행 계열이 아닌 단독 증권사를 바탕으로 그룹 체제를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 한해에는 대신금융그룹을 금융과 부동산에 집중한 성장 전략으로 이끌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창업주 3세다. 1981년생으로, 26살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불과 2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2010년 서른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대신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나, 2012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2년 뒤 다시 사장으로 승진해 전문경영인 나 사장과 함께 투톱체제로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나 사장은  외부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양 사장은 IB사업단 및 고객자산본부를 제외한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학생 때부터 꾸준히 대신증권 지분을 늘려온 결과 현재 양홍석 사장은 7.79%의 지분을 가진 대신증권 최대 주주다. 이어룡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보유 지분은 12.29%가 된다. 다른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3세 경영을 시작했지만, 오너일가 지분율이 낮아 지배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협에 맞서 최근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궁리 중이다.

한편 나 사장이 퇴진하더라도 양홍석 사장의 단독 체제로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직 양 사장이 30대인 만큼 천천히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것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대신증권 영업익이 가파른 하락세를 띠면서 양 사장의 자질 논란도 나오고 있는 터다. 이에 따라 당분간 양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는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오익근

대신증권 부사장. 나 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기 대신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다. 양홍석 사장이 직접 발굴해 중용한 인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에서 여러 분야 실무 경험을 쌓고 대신저축은행 CEO를 지냈다. 대신그룹에만 30여 년 머물며 오랜 기간 나 사장과도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나 사장의 2년 공채 후배다. 대신증권에서 마케팅부, 인사부, 재무관리부 부장을 거쳐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대신저축은행 인수단 TFT 본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인수한 뒤, 2011년 대신저축은행 상무이사를 거쳐 2013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지원총괄&IB 사업단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 부사장이 대신증권 차기 사장으로 낙점되면 제대로 된 전문 경영인 체제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 사장은 사실상 오너일가와 친인척 관계이므로 특수관계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신성호·정기승

제5대 금투협회장에 도전장을 낸 후보자들.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는 금투협 임원 출신으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은 정부 기관 경험이 많아 정무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나 사장과 3자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신 전 대표는 1981년 대우증권 전신 삼보증권에 입사해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거쳐 우리선물(현 NH선물) 사장을 지냈다. 2008년 금투협 경영전략본부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정 부회장은 후보자 중 유일한 자산운용사 CEO로,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 은행감독국장을 거쳐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민관 금융기관을 두루 거쳤다.

금투협은 오는 20일 임시총회를 열어 차기 협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0년 구 키움닷컴증권이 설립될 당시 창립멤버로 이사직을 맡고,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1월 키움증권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특화 증권사로 시작해 개인 투자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현재 개인 주식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리테일 강자로 성장했다. 이 사장은 전통 주식 중개(브로커리지)에 치중한 사업 구조를 자산관리 및 투자금융에 집중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한편 대신증권은 지난 1980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전 지점에 온라인 거래를 실시하고 1997년 국내 최초 DOS 기반 HTS인 'CYBOS(사이보스)'를 개발, 인터넷 웹 트레이딩 서비스를 개시한 전통 브로커리지 강자다. 대신증권은 키움증권 등 신흥 강자에게 브로커리지 부문이 옮겨 가면서 위탁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익원 다각화를 꾀해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평가받는다.

나 사장은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며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자산관리부문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전체 수익의 61.8%에 이르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을 2018년 30%대로 줄이면서 WM, IB 부문 실적 비중을 크게 높였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금융업 등 신사업 부문 성과가 지지부진해, 수익이 악화하고 있는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을 만회할 사업 영역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노동조합

민주노총 소속 사무금융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 지난 2014년 53년간 이어왔던 대신증권의 무노조 체제가 깨지고 250여 명의 직원이 동참하며 설립됐다.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타 증권업종 노조와 달리 6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사측과 치열한 갈등을 벌이면서 증권사 중에서도 노사갈등이 심한 편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신증권지부 설립 3일 뒤에 상급 단체에 가입되지 않은 대신증권 2노조가 세워지며 대신증권은 사무금융노조 내 유일한 복수노조 체제로 가게 됐다. 내부에서는 2노조를 '어용 노조'라 부르며 사측이 의도적으로 기업 노조를 만들어 노노 갈등을 유발해 노조의 힘을 약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신증권지부는 과반수 노조가 아니고 조합원 가입이 회사 전체 시스템에 녹아있지 않기 때문에 노조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노조가 강력한 힘을 갖고 있어야 직원 생존권 보장과 근로조건 개선이 가능한데, 사실상 회사에서 의도적으로 2노조를 만들어서 노조의 힘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신증권 노조는 사측과 오랜 기간 대립하면서 영업 제도 개악, 영업점 통폐합, 조합원 부당 탄압 등의 여러 현안과 싸우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 내부 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WM Active PT 대회’ 개최를 저성과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이후 대신증권 경영진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8월 노사합의를 이뤘지만, 곧바로 9월 해고된 지 38개월 만에 부당 해고 판결을 받아 복귀한 전 지부장에 대한 사측의 보복성 징계가 문제가 됐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나 사장과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노사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편 나 사장이 차기 금투협회장에 당선되면 강성 노조로 알려진 금투협 노조와의 관계 구축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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