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공. 신한금융지주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일정을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과 관련한 외부 입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29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시작하고 향후 진행될 회추위 중간 진행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29일 미디어SR에 "회추위 이사회에서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중간 진행 과정은 아니더라도 최종 후보를 선출하면 기존 전 과정에 대해 책임지고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신한지주 회추위가 조용병 회장을 후보로 추천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보도자료를 통해 소상히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2017년에는 전임 한동우 회장이 스스로 퇴진 의사를 밝히고 나머지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공개적으로 경쟁하는 구도였다"면서 "이번에는 회추위 사외이사들이 회장 후보 추천에 대한 판단을 외부 영향 없이 본인들 의사결정에 따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지주 회추위의 이러한 결정을 채용비리 재판을 앞둔 조용병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법률적 리스크 지적에 따른 여러 논란을 제거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과거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던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은행장 후보에 올랐을 때 금융감독원이 법률적 리스크를 지적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함영주 부회장이 최종 은행장 후보로 추천됐다가 번복됐는데, 그게 결국에는 금감원에서 의사를 전달해 이사회에서 번복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이 내년 1월 채용비리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지만,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5년간 해당 직을 유지할 수 없는 지배구조 내부 규범이  확정판결 기준이기 때문에 당장의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정적인 리스크가 아님에도 당국의 관여로 함 부회장처럼 회추위 결정이 번복될 것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민간 금융기관의 CEO 선임은 법과 절차에 따라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지배구조법에 따른 투명성 절차에 따라서 하고 있는지 선에서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 회추위는 이만우 고려대 교수, 박철 전 한은 부총재, 변양호 전 기재부 금정국장, 성재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등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관 출신 많고 입김이 센데다 의사 결정에서도 강경하고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