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조직적 증거 인멸"...SK이노 "대응자료 충분, 정정당당"
LG화학 "조직적 증거 인멸"...SK이노 "대응자료 충분, 정정당당"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9.11.1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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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자료 삭제 지시 메일. 제공 :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자료 삭제 지시 메일. 제공 : LG화학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소송 제기 전후로 관련 자료를 수차례 삭제 지시하는 등 광범위하고 조직적 증거인멸을 했다고 주장했다. 14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3만 4천개에 달하는 파일과 메일 삭제 정황을 발견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 관련 소송을 조기 패소판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 날 시작된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기 패소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ITC는 예비결정 단계를 건너뛰고 패소 판결을 내리게 된다.
 
앞서 LG화학은 ITC 영업비밀침해 제소에 앞서 2017년 10월, 2019년 4월 두 차례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 공문을 보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ITC는 소송을 당하거나 소송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증거 자료를 보호하는 증거보존 의무를 부여한다. 소송 당사자가 자료를 고의적으로 누락하거나 삭제하면 소송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LG화학은 요청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내용증명 공문을 받은 당일 7개 계열사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자료 삭제와 관련된 메모를 보낸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사내 75개 관련조직에 삭제지시서와 함께 LG화학 관련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엑셀 시트 75개에는 약 3만 4천건에 달하는 파일과 메일 목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LG화학은 특정 엑셀시트 포함된 삭제 파일이 ITC 소송 증거 개시 과정에서 제출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해 ITC에 디지털 포렌식을 요청했다. 이에 ITC는 지난 10월 3일 980개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구체적 증거가 존재한다며 소송 관련 모든 정보를 찾아 복구하라고 SK이노베이션에 명령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75개 엑셀시트 중 한 개만 조사하는등 LG화학 전문가 참여를 명령한 ITC 명령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디어SR에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과 LG화학의 난징, 폴란드 공장의 코터 스펙을 비교하는 자료 등이 공유되었다는 내용이 발견되었다. 코터 스펙은 전극을 만들 때 코팅하는 배터리 셀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또, 전직자를 고용함으로써 발생한 법적 리스크에 따라 인력별로 `로우 리스크`, `하이 리스크` 등으로 분류 표기한 것만 보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어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LG화학 자료 공개는 여론전을 통해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고자 하는 시도다. 우리는 경쟁사와 달리 정정당당하게 법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증거개시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송대리인만 알고 있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로 볼 수 없다. 심지어 법적인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법적 모독 증거인멸과 같은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봤다.
 
증거 인멸을 둘러싼 두 기업의 대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해당 자료가 소송을 진행하는 로펌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확인해주며 "소송이 진행 불가능할 정도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며 공세를 취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통상적인 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토대로 자료를 낸다면 우리 역시 공개할 수 있는 자료들이 충분히 많다"고 받아쳤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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