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우리은행 제2사옥 예정 빌딩, (오른쪽) 우리은행 본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포함한 대형 시중은행이 판매한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이 대형 손실 위기에 처한 가운데 상품 자체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기적 기망을 위해 설계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15일 미디어SR에 "세계적인 금리 인하기에 독일 채권 금리에 투자하는 구조 상품은 예견된 사고와 다름없다. 1조 가까운 투자금 중 최소 7천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이런 상품은 상품 기획자와 유통한 은행 공동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극단적으로 설계한 상품을 판매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중은행이 판매한 독일금리 연계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이다. 금리가 마이너스 0.2%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본다. -0.2% 손실 기준점에서 0.1%씩 금리가 떨어질수록 원금의 20%씩 추가 손실이 불어나는 구조다. -0.7% 이하로 떨어지며 원금 전액을 잃는다.
 
대형은행이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은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하는 펀드 DLF를 판매했다. 이는 교보악사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KB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의 운용사가 DLF를 만들었다.
 
조남희 원장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시중은행은 해당 상품을 3월부터 7월까지 총 1254억 원어치 판매했다. 독일 채권 금리는 그 무렵인 5월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지난 5월 1일만 하더라도 0.013% 였으나 해당월 30일에는 -0.203%로 손실 기준점 이하로 내려갔다.
 
리스크는 원금 전체 손실이 가능한 구조이나 수익은 연 4~5% 수익률에 불과하다. 16일 기준 독일 10년 국채 금리는 -0.718로 당장 10월과 1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대 투자금 손실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5월과 7월 글로벌 연구기관에서는 독일 금리 상승을 예상하기도 했다. 5월 당시 판매한 상품의 경우에는 손실 기준점을 -0.2에서 -0.3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남희 원장은 미디어SR에 "검찰 고발은 물론 소비자 공동소송을 진행해야 할 사안이다. 상품 구별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판매한 것은 물론 수수료 수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해당 상품을 기획한 의심이 든다. 피해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파생상품증권 분야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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