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지역혁신포럼 출범 워크숍이 13일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틔움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행안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박민석 미디어SR 객원기자)

#지난 3월11일, 강원도 원주 한국관광공사 본관에 34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청소년 비전캠프다. 이들은 2박3일 일정동안 관광공사를 포함한 전문가 멘토 8명으로부터 진로교육도 받고 미래에 대한 토론도 벌였다. 아주 재미있게~ 
학생들은 관광공사 인근학교 학생들이 아니다. 강원 소재 학생들도 아니다. 대구에서 활동중인 사회적 기업 콰타드림랩이 선발하고 대구지역 두개 고등학교에 추천을 의뢰해 모인 학생 들이다. 관광공사는 수료 학생들의 열기와 호응으로 이 행사를 곧 또 실시할 계획이다. 
관광공사가 학생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대구지역혁신포럼. 대구 추진위원회가 발굴한 사업 중 공공기관 직원들과 학교 밖 청소년 소셜 멘토링을 위한 멘토-멘티 연결사업이다. 원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관광공사가 대구지역에서 발굴된 지역살리기 사업에 참여해 의미있는 사회가치 구현사업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강원도 원주 대한석탄공사 1층에는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춘 커피숍이 운영중이다. ‘발달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한 잔의 주스’라는 이름으로 제안된 사업을 석탄공사가 적극 받아들여 시작됐다.  
이 사업의 출발점 역시 지역혁신포럼이다. 사회적 기업 ‘네이처앤 피플’이 지난해 11월 강원지역혁신포럼에 의제로 올려 채택됐다. 석탄공사는 장소와 상하수도 기반공사를 제공하고 네이처앤 피플은 발달 장애인을 고용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카페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석탄공사는 임대료를 거의 무상으로 지원하고 인쇄 소모용품 홍보물 등의 구매권도 맡겼다.  
커피숍은 현재 석탄공사 임직원은 물론 인근지역 직장인과 주민들까지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석탄공사는 유휴 공간을 활용해 사회적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발달  장애인의 간접 채용으로 상당한 금액의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도 이제 내지 않게 됐다. 

사회적 기업 아이디어를 지원한 2018년 공공기관
석탄공사나 관광공사 모두 지역사회를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지역혁신포럼에서 사회공헌 사업 아이디어를 확보했는데 투입한 돈은 1억원도 안된다. 공공기관에 대한 지역 희망사업이 결국 돈이나 요구하는 수준일 것으로 걱정했으나 의외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원주에 본사를 둔 관광공사의 청소년 비전캠프는 대구지역에서 발굴된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사업장을 갖고있는 공공기관들에게 던진 시사점은 적지않다. 
작지만 의미 큰 두 기관의 활동은 최근 끝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상징적 사회가치 구현사업중 하나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들이 이전 취지에 맞는 지역 살리기 작업을 어떤 형식으로 추진해야 하는 지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대구와 춘천 두곳에서만 실시했던 지역혁신 포럼이 올해는 전국 6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전남 광주와 대전 충남, 그리고 충북과 경남 등 4개지역이 시도하고 대구와 춘천이 다시 도전한다. 2019년 지역혁신포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모임이 13일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회의실에서 있었다. 포럼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올 한해 전국적인 진행을 맡은 추진위원회, 그리고 6개 개최지역 지자체 담당자와 진행기관 및 전국 16개 공공기관과 교수 전문가 등 모두 62명이 참가했다.  
지역혁신포럼은 주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발굴된 지역 현안 사업을 공공기관의 자원과 매칭해 소멸해 가는 지역을 살려내 보자는 취지의 실험적 시도다. 정부와 지자체 대학 연구소 등은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직간접 지원조직이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에게는 지역 밀착형 사회가치 구현사업 대상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고, 지역에서는 이전한 공공기관의 자원으로 지역발전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상생 및 협업플랫폼의 전국적 구축이 목표다. 

2019년 포럼은 주민의 참여에 한발 더
이날 워크숍에서 정부는 올해 지역혁신포럼을 ‘단계적 확산’으로 정의하고 2020년까지 협업 플랫폼의 모델을 타 지역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2곳의 지역혁신포럼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시범적 실험’이었고, 올해와 내년중 단계적 확산으로 체제를 만든 뒤 2021년부터는 ‘지역 살리기 대표 협업 플랫폼’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올해 첫 지역혁신포럼은 7월2일 광주에서 개최된다. ‘우리 곁의 반가운 변화, 지역문제해결플랫폼 in 광주’라는 이름이다. 광주지역 포럼은 광주광역시와 의회, 16개 이전 공공기관 및 광주NGO시민재단과 사회혁신가 네트워크 등 시민사회, 광주연구원 등이 망라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역현안 사업들도 찾아내 이중 21개의 의제를 공공기관과의 매칭 대상 사업으로 정해 놓고 전남 광주에 본사를 둔 16개 공공기관과 협업을 진행중이다.  
발굴된 사업들은 마을 햇빛발전협동조합, 마을 습지와 저수지 보존 및 활용, 쓰레기 더미에 꽃밭을, 빈집을 청년주거 공동체로, 광주형 마을 일자리 사업 등이다. 이중 햇빛발전협동조합은 나주본사 한전을 겨냥한 주민 희망사업으로 학교 등 공간에 공공투자와 주민출자를 통해 발전소를 설립, 수익을 마을교육공동체 등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사업이다. 한전이 관심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상당부분 사업화로의 가능성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광주지역혁신포럼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지난해와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다. 우선 추진위원회에 지방의회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자체와 주민, 공공기관 등의 지역살리기 협업에 지방의회의 참여는 확실한 추진동력이다. 지자체와 주민이 동의한 지역사업도 의회의 지원없이 불가능한 현실을 반영한 진전이다. 또한 발굴된 사업들이 사회적 경제조직만의 아이디어를 넘어섰다. 매칭 대상에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들이 대거 선정됨으로써 주민참여형 지역혁신포럼의 기본 취지에 한발 다가섰다. 

기대되는 제2 제3의 성공모델
이번 광주지역혁신포럼 발굴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광주대구고속도로의  가로등을 태양광으로 바꾸는 작업이 논의 중이다. 대구와 광주 지역혁신추진위간 의제로 협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살리기 플랫폼이 동서화합의 상징 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지역별 현안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감으로써 전국적인 설득력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이지만 지역혁신 대표 플랫폼으로의 성공적 미래상은 기대 이상일 수 있다. 
지난해 시범적 실시단계에서도 확인한 관광공사와 석탄공사의 성공모델이 올해 6개 지역혁신포럼에서는 얼마나 많이 발굴되고 얼마나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까. 2019년 전국 6개 지역혁신포럼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종재 PS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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