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금융감독원

지난해 퇴직연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2018년 연간 수익률은 1.01%에 그쳤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년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 대비 21조 6000억원(12.8%) 가량 증가했다. 허나 연간 수익률은 1.01%로 16년도(1.58%), 17년도(1.88%) 대비 하락세를 찍고 작년 물가 상승률이 1.5%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중 90.3%가 원금이 보호되는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되고, 9.7%만이 높은 수익률을 낳지만 위험 부담이 큰 실적배당형상품으로 운용되었다.

주식시장 침체로 확정급여형(DB)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확정기여형(DC)‧기업형 IRP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DB는 원리금보장형 편중 현상(95.2%)이 심하며, DC‧기업형 IRP 및 개인형 IRP의 경우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9%, 24.3%로 DB(4.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1.56% 증가했지만 실적배당형상품 수익률은 3.82% 하락했다. 이는 작년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주식이 편입된 집합투자증권의 수익률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금가입자의 보수적인 투자 습관을 감안해도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1.01%는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 1.99%의 절반 수준으로, 실질적인 투자상품으로서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낮은 수익률에 수익률 대비 다소 높은 금융사의 자산 운용 수수료가 더해져 연금가입자가 체감하는 퇴직 연금 수익률은 더욱 낮게 책정된다. 

이에 금감원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수수료 합리화를 위해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와 합동 TF를 운영하고 정보 공시를 강화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정보를 한곳에 집중하는 원리금보장상품 플랫폼을 마련해 가입자의 합리적 상품 선택을 지원하고 가입조건에 따라 맞춤형 수수료를 산출, 비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행 퇴직연금이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되는 것이 수익률 저조의 큰 원인이다. 단기적인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면 점차적으로 실적배당형 위주로 자산 운용이 바뀌어 갈 필요성이 있다"면서 "절대적인 수수료가 높기보다 낮은 수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것이다. 수수료를 조금 더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증권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작년 주식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도 낮아졌다. 퇴직연금은 1년만 하는 게 아니라 짧게는 10년에서 30년까지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것"이라며 1년 동안의 단기 성과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 10년간 연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1.88%, 3.22%로 지난해 연간 수익률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다. 
이어 그는 "단기 성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것보다는 5년, 10년의 장기 성과가 높게 나온 것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면서 "수익률 저하의 원인은 수수료보다는 원리금보장상품의 비중이 높은 것에서 기인한다. 정부의 수수료 합리화 방안은 수익률과 연관된 것이라기보단 장기적인 측면에서 총 운용 비용을 낮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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