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삭스턴(Joe Saxton) NFP시너지 대표가 다양한 모금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구혜정 기자

2018 국제기부문화선진화 컨퍼런스 2일차 행사에서 조 삭스턴 NFP시너지 설립자 겸 대표가 국내 자선단체들이 참고할 만한 영국의 모금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우선 맥밀란 암지원센터의 차와 다과를 즐기는 `커피모닝` 호원 브랜드를 소개했다. 이 단순해 보이는 사교 모임은 효과적이었다. 올해 영국에서 2700만 파운드(한화 380억원)를 모금했다. 삭스턴 대표는 "맥밀란 암지원센터의 커피모닝은 영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모금 브랜드다. 사교 모임으로 직장과 집에서 모금할 수 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위한 레이스`와 `영국 마라톤`을 소개했다. 영국 마라톤은 하루 행사에 4만명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자선단체로부터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달릴때 자신이 돕는 자선단체의 구호에 맞는 다양한 동물 복장 등을 하고 달릴 수 있다. 지난해 5천만 파운드를 모금했다. 삭스턴 대표는 "영국 마라톤에 참여한 자선단체 중에서는 그해 수입의 1/3을 모금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이 레저를 즐기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러한 방식의 모금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콧수염을 기르는 모금 행사도 있다. 모벰버다. 모벰버는 전립선암, 고환암, 남성 자살 등 남성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재단이다. 11월 한 달간 남성들이 함께 수염을 기르고 기부를 한다. 삭스턴 대표는 "남성들은 수염을 기르면서 서로 비교해보고 놀리기도 한다. 친한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그룹에서 행사에 참여한다. 영국에서는 상당히 많은 남성이 모벰버 영향을 받아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고 전했다.

산타 복장을 하고 함께 달리는 산타 대쉬도 소개했다. 산타 대쉬는 미국에서 시작한 행사이지만 현재 영국에서 활발하다. 삭스턴 대표는 "영국에서 꽤 강력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가장 큰 행사에서는 4천명이 모였다. 특정 단체가 아니라 여러 자선단체가 모여서 함께 모금한다. 서울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삭스턴 대표는 자선단체의 협력 모델로 영국의 재해비상위원회를 소개했다. 자연재해가 있을 때 개별 단체에서 모금을 위해 불필요하게 홍보를 하는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재해 관련 자선단체가 공동으로 재해가 발생하면 기간을 정해 TV 광고를 하는 등 홍보를 해 모금에 나서는 단체다. 삭스턴 대표는 "영국의 재해 관련 단체들은 재해 때마다 광고를 내거나 신문 기사를 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몇 년 전 지진이 발생했을 때 8천만 파운드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길거리 모금에 대해서는 "가장 인기 없는 방법이기도 하다. 모금원이 길을 막고 방해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영국에서 지난 20년간 가장 효과적인 모금 형태였다. 길거리 모금을 통해 매년 25만명 이상이 기부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길거리 모금과 집 앞 기금 모금은 인기는 없지만, 효과적인 모금 형태라고 설명하며 "무엇보다 이런 방식으로 모금할 때 문을 두드리기 전에 포스터를 보여주고 초인종을 누르지 않는 등등 행동강령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유통마켓과 협력해 모금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는 자선단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과 직원이 매장에서 모금 활동을 한다. 영국의 자선단체들은 테스코 파트너로 지정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고객들은 테스코에서 쇼핑하고 테스코 파트너로 들어온 자선단체 중 자신이 원하는 단체를 골라 기부할 수 있다. 삭스턴 대표는 "영국의 많은 자선단체는 직접적 기부가 아니라도 기부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자선 모델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삭스턴 대표는 유명인사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동을 위해 기금 모금을 진행하는 BBC의 'Children in Need', 관광 명소를 걷는 기부 캠페인 'The Caledonian challenge', 시간 기부 방법 등을 소개했다.

조 삭스턴 NFP시너지 대표는 월드비전, 유니세프,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WWF UK 등 굵직한 국제 자선기구의 기금 모금 모델을 설계한 전문가다. 영국의 대표적 기금 모금 기관 `펀드레이징 연구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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