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차입금 등 재융자 모두 맡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엑시트가 8년 넘도록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최근엔 신용 등급까지 하락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엑시트가 8년 넘도록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최근엔 신용 등급까지 하락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메리츠금융이 1조 원이 넘는 홈플러스 인수금융 및 차입금 리파이낸싱(재융자)에 나선다. 유통 업황 악화로 자금 조달 위기에 빠진 홈플러스 입장에선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MBK파트너스와 올해 만기 도래하는 홈플러스 관련 약 1조3000억원의 대출자금을 리파이낸싱 하기로 합의했다. 리파이낸싱은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약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전체 인수금액 중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다.

이번에 메리츠금융이 리파이낸싱을 지원하는 금액은 이 중 일부로,  올 상반기 부터 차례로 만기 예정인 메리츠증권으로부터의 차입금 3000억과 특수목적법인(SPC) 유동화대출약정(ABL) 4000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금리 수준이나 담보 등 구체적인 리파이낸싱 지원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보다 후순위로 분류되는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전환상환우선주 및 보통주 규모가 3조원이 넘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MBK는 점포를 매각해 재임대하는 '점포 유동화' 방식 등으로 대출 규모를 줄여왔다. 하지만  유통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인수후 9년째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금융 입장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 편중됐던 기존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유통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초 메리츠증권은 당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롯데건설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하는 투자로, 메리츠 계열사가 9000억원 규모로 선순위 대출을 지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금조달이 필요했던 홈플러스와 부동산PB 중심에서 사업 다변화가 필요한 메리츠금융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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