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아직은 경쟁 아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초저가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가시화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초저가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가시화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초저가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가시화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5만평 가량의 물류센터도 연내 짓겠다는 계획이다. 

18일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대항마로 이목이 집중된 쿠팡은 "알리바바는 2600억원 들여 물류센터 하나 짓겠다는 건데 쿠팡은 이미 그런 크기의 물류센터가 2014년부터 10년 동안 6조원 넘게 들여 국내에 100개 가량이 있다. 현재로선 알리의 물류센터가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게 첫번째 투자로 시작일까봐 주시하고 있다. 알리는 시총 500조원의 모기업 자본을 등에 업고 있다. 지금도 계속 신선 식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국내 제조사, 택배사와 손잡고 있다. 상황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업계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은 앞으로 3년간 1조450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최근 우리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연내 2억달러 (약2664억원)을 들여 국내에 약 축구장 25개 크기의 5만평(18만㎡)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도 짓는다. 이는 쿠팡의 10만평 규모의 대구 첨단물류센터의 절반 크기다. 

고물가 속 극가성비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소비자 이탈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쿠팡은 "물가 상승이 거듭되며 무조건 가성비만 따지게 되는 쪽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아직 구매력이 없는 젊은 소비층 등은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싼 것을 사겠다는 비중도 늘고 있다"며 "이들은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서 사는 걸 더 원할 수도 있다. 이게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쿠팡과 알리 간 국내 이커머스 경쟁력 격차는 크다. 쿠팡은 빨리 배송 받고 무료 반품에다가 바로 반품 되는 이런 시스템 경쟁력뿐 아니라 취급 상품 품질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다만 알리가 현재 가시화한 조 단위 투자에 투자를 더하면서 자본을 무기로 차이를 좁혀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알리에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이럴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쿠팡은 오픈마켓 비중이 10%에 그친다. 이외 약 90%가 직매입이기 때문에 품질면에서 차별화 된다고 본다. 또 10% 가량의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상품도 같은 중국산(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이더라도 국내 반입 상품들은 알리 취급 상품들과는 달리 검수·검역 과정을 거치면서 적어도 유해 물질 등이 걸러져 더 안전한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쿠팡은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소비자 '록인(묶어두기)' 전략과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최근까지 로켓프레시 과일 등 상품 구색 혜택 강화, 일본으로 확대한 직구 무료 배송, 창고형 매장 파격 할인 등으로 자체 멤버십 '와우 클럽' 회원 혜택 확대에 힘을 실어오고 있다. 

특히 로켓프레시는 와우 회원만의 대표적인 혜택 중 하나다. 식재료부터 과일,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여러 신선 식품을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까지 딸기 120톤, 오렌지 180톤, 참외 150톤 등을 매입해 이달(3월) 첫주에 비해 최대 30%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는데, 과일값 상승으로 인한 와우 회원 장보기 부담 덜어주기에 나선 것이다.

'창고형 매장' 할인도 와우 회원 전용 혜택이다. 식품 카테고리 대용량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취급한다. 이외 금·토·일 3일 '주말 특가', '식품 특가관', '인기 급상승 푸드템', '마감 세일' 등 여러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 할인 행사를 와우 회원 대상으로 열고 있다. 

또 이달 11일 일본으로 쿠팡의 해외 직접 구매 서비스 '로켓 직구'를 확대, 개시하며 여러 할인 혜택과 함께 와우 회원은 1개만 사도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일본 직구는 지난해 2022년에 비해 11% 가량 증가하며 성장세다. 특히 식품은 45% 확대됐다. 

온오프 유통업계 "알리 초저가 공세...국내 중소 제조사 초토화" 우려 한목소리 

알리익스프레스의 초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중소 제조사 생태계 붕괴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도 관련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국내 제조사, 유통사 등 업계 보호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사 잠식 실태를 주의깊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의 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거대 자본으로 어디까지 밀고 들어올지, 분명한 것은 초저가로 국내 중소 제조사부터 직격타를 입을 것"이라며 "앞으로 조 단위 투자가 거듭되고 장기화한다면 결국 국내 플랫폼들도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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