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크반도체ETF 역대최고 2배 자금 유입
AI 중심 반도체ETF 작년 이어 올해도 급등
AI거품 논란에도 AI반도체주 사랑 식지 않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거품 논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로 여전히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AI 반도체 관련주 사랑이 식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적어도 아직 거품이 터질지 모른다는 걱정보다는 AI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관련주의 추가 상승 믿음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금융 뉴스 웹사이트인 벤징가(BENZINGA)가 인용한 블룸버그의 ETF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가 공유한 데이터에 따르면 자산 기준 1위 반도체ETF인 반에크반도체ETF(VanEck Semiconductor ETF)로 이날 역대 최대이자 이전 사상 최대 유입액의 두 배인 16억달러(약 2.1조원)가 유입됐다.  ‘자동 매수’가 이 같은 유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에크 반도체 ETF는 ‘MVIS 미국 반도체 25 지수(MVIS US Listed Semiconductor 25 Index)'에 연동되어 있어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25개 미국 상장 기업 주가의 움직임을 추종한다.

반도체주 급등에 관련 ETF 초고수익 

이날 기준 반에크 반도체 ETF의 순자산은 191억5000만달러(약 25.5조원)다. 이 ETF는 지난해 80% 가까이 급등한 뒤 올해에도 이미 25.43%가 올랐다. 올해 수익률은 30%까지 올랐지만 최근 며칠 사이 주춤하면서 상승분을 다소 까먹었다.

반에크 ETF에 이어 자산 규모 2위인 아이셰어스 반도체 ETF(iShares Semiconductor ETF) 역시 지난해 58%에 이어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74% 상승 중이다.

자산 규모 3위로,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ares)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라는 점에서 반도체 ETF 중에서 발군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SOXL ETF는 지난해 무려 183%가 오른 후 올해도 연초 이후로 55.24%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금주 들어 반도체주가 소폭 하락했지만,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 등 AI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기술주가 랠리를 보이면서 이처럼 반도체 관련 ETF가 큰 혜택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AI 거품 논쟁 속에서도 뜨거운 반도체 관련주 사랑 

다만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AI 거품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반도체 ETF로 돈이 계속 몰리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닷컴 거품과 금융위기를 경고했던 베테랑 투자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12일 미국 증시가 현재 위험할 정도로 고평가되어 있어 투자자들은 실망할 준비를 해야 하며, AI 거품은 터질 수밖에 없고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랜섬은 ’미국 시장의 위대한 역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S&P500의 실러 주가수익비율(S&P500의 주가를 구성 종목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으로 나누어 경기 사이클에 맞게 조정하는 지표)이 3월 1일 34를 기록해 이 지표의 역사적 범위 중 상위 1%에 속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하며 이처럼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동시에 기업 순익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로 인해서 실적과 주식 멀티플(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이 동시에 하락하는 ’이중 위험(double risk)‘의 가능성이 커졌다고도 주장했다. 

물론 이런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바누 바웨자 UBS 수석전략가는 최근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서 “겉보기에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지금의 상승장이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해 보이지만, 거품이 터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그랜섬과 상반된 주장을 제시했다.

기업들의 실적, 실현 마진, 잉여현금흐름, 기업공개(IPO), M&A 활동, 옵션 시장이 보내는 신호 면에서 당시와 지금은 주목할 만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바웨자는 ”AI 등 기술 기업들의 실적과 잉여현금 흐름 등만 봐도 지금은 실현 가능한 주주 수익률에 기초해 주가가 움직이고 있어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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