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DL이앤씨·삼성물산, 국내외 SMR 기업과 협업·수출 나서
고금리·고물가,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은 걸림돌

원전 관련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원전 관련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건설보다는 원전 등의 에너지·해외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외 협력, 원전 수출 등 ‘K원전’ 사업에 집중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어두운 건설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  불가리아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급 원전 2기를 추가 신설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는 약 140억달러(18조7000억원) 규모다.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 공사(KNPP NB)와의 협상을 완료하는 오는 4월 중 최종 계약자로 확정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다 원전 건설, 해외 첫 원전 수출 등의 이력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등의 대형 원전 사업은 물론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설계도 착수하는 등 원자력 사업 전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K원전 수출 및 사업 영향력 확장 등이 원전 사업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DL이앤씨도 국내외 SMR 개발사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글로벌 SMR 사업 추진을 알렸다. 지난 15일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 원자력발전소 운영·유지 보수 전문기업인 한전KP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시운전, 사업·유지 보수 기술 개발에 힘쓰는 모습이다. 나아가 SMR 사업과 접목한 친환경 에너지 밸류 체인을 구축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SMR 선도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총 7000만달러의 지분투자, 이에 공동으로 루마니아에 SMR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원전 사업 확장에 힘을 모으고 있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팀 코리아’ 역시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면서, 체코 원전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정부의 친원전 정책은 시장 확대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과 K원전 지원책이 이번 수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그간 탈원전 정책 등으로 주춤했던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통해 "원전 제조를 위한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도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하겠다"며 "원전 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SMR을 포함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요국의 고금리, 고물가 및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과 투자 감소 우려가 해외 수주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해외건설지원정책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시장 및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와 인건비·자재비 상승 등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수주 활동 위축 가능성은 건설 시장 발전 저해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요인과 성장 저해 요인이 혼재된 시장이 전반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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