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사주 취득, 상장사 1위
올해도 자사주 소각·현금배당 확대
통합 지주사 '나스닥 상장'에 긍정 영향 기대

인천 송도 셀트리온 사옥. 사진 셀트리온
인천 송도 셀트리온 사옥. 사진 셀트리온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위해 자사주 취득을 이어온 셀트리온이 올해도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셀트리온 3사 합병 후 출범할 지주사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글로벌 수준에 맞는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지난해 자기주식 취득 1위는 8860억원 규모를 사들인 셀트리온이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만 총 7번의 자사주를 사들였는데, 취득한 주식수는 574만2688주다.

셀트리온 다음으로는 메리츠금융지주(6706억원), KB금융(5717억원), 기아(5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셀트리온이 유난히 지난해 자사주 취득 비중이 컸던 이유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통합을 위해 주가 부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에 나서던 당시, 셀트리온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에 적극 나섰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이 많아지면 합병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셀트리온은 자사주를 취득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 이후 자사주 취득 영향으로 셀트리온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주당 15만813원)을 웃돌면서 주식 매수청구 규모가 줄었고, 지난해 12월 28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수월하게 합병 할 수 있었다.

실제 1년간 자사주 취득 노력은 셀트리온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초 16만대였던 셀트리온 주가는 12월 말에는 20만원대로 연초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다. 

합병 후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이어가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후에도 자사주 매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전체 발행 주식(2억2029만520주) 중 1.05%(230만9813주)의 자기주식 소각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소각 규모는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약 4955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배당금 총액 (약 1036억 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 2022년 현금과 주식배당을 함께 제공한 것과 달리 올해는 배당에 집중했다. 

실제 지난 2022년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375원의 현금과 0.04주의 주식배당을 제공했다. 당시 현금배당 총액은 약 517억원였으며, 배당주식총수는 551만1708주였다. 

반면 올해는 현금배당에 집중해 주식가치의 희석을 없애고 동시에 현금배당 총액도 2배 가까이 늘렸다. 이번 현금 배당 결정으로 셀트리온의 주주환원율은 163%에 달했다.

또한 사측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차원에서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제외한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높힐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글로벌 수준의 올해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며 "나아가 회사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지주사 '나스닥 상장' 선언한 서 회장...글로벌 수준 주주환원 준비?  

현재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정리 중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 합병에 착수하고 “3사 합병을 통해 내년엔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 합병이 오는 7월까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제공=셀트리온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흡수 합병하면 이 과정에서 출범한 지주사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15일 개최된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셀트리온홀딩스를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나스닥에 상장시킬 것을 관련 부서에 주문했다"며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5조 원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지주사 나스닥 상장 이유에 대해 셀트리온의 매출 70% 이상이 유럽과 북미에서 발생하는 만큼 미국 자본 유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만약 나스닥 상장을 준비할 경우 셀트리온의 주주환원 수준이 더욱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배당 지급·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들에게 유리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셀트리온이 이를 고려해 주주환원을 확대 중이라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셀트리온의 주주환원 확대는 미래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선제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후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좋은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