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손실 규모 줄였지만…6개 분기 연속 적자
LG이노텍, 전년 比 영업익 58.8% 감소…시장 전망 하회
전방 IT수요 약세 지속…아이폰15 부품 공급 지연 겹쳐
계절적 성수기 진입…아이폰 흥행에 4분기 실적 개선 기대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 LG이노텍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LG의 전자부품계열사들이 3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전 분기보다 실적을 개선했지만,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작, 아이폰15 출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IT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기대만큼 실적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다만 아이폰15의 흥행, 연말 성수기 수요로 4분기에는 두 회사의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액 4조7853억원, 영업손실 662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3% 줄었고, 영업이익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그나마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점은 고무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7593억원)와 전분기(-8814억원)와 비교하면 줄었다. 올 1분기 영업손실 1조98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은 뒤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사 역량을 '적자 폭 감소'에 집중한 까닭이다. 핵심부품 재료비 절감, 보수적 투자 집행을 통해 지출을 최소화 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전략에 힘을 실어 스마트폰부터 TV, 전장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구성, 수요처를 늘려갔다. 

3분기 실적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회복 지연과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 기조가 계속됐지만, TV·IT·모바일 등 제품군별로 영향이 달랐기에 매출은 전분기와 유사했다"며 "사업구조 고도화,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를 통해 손익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은 LG이노텍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 4조7636억원에 영업이익 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1.6%, 58.8%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무려 899.1%나 뛰었다. 

두 회사 모두 실적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시장의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보면 LG디스플레이는 매출 5조4178억원, 영업손실 5703억원였다. LG이노텍은 매출 4조5916억원, 영업이익 1951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애플 효과를 입지 못한 까닭이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30%, LG이노텍은 매출의 70%가 애플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애플발 돌발이슈가 발생하면 전사 실적도 영향을 받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에도 OLED 패널을 공급 중인데, 홀 디스플레이 구현과 같은 기술적 문제로 공급이 지연됐다. LG이노텍도 아이폰15 프로맥스에 탑재된 폴디드 줌 카메라 모듈을 공급 중인데, 이미지센서의 수율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4분기 큰 폭의 실적 향상이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공급 지연 문제가 해결된 데다, 아이폰 15가 흥행하고 있어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생산과 관련해 일부 또다른 유형의 차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잘 극복했다"며 "4분기에는 생산능력을 증설했는데,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지연됐던 부분을 최대한 차질없이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아이폰15의 예상 출하량은 78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인기모델이자 부품의 평균공급단가(ASP)가 높은 프로와 프로맥스의 비중은 65%에 이른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패드용 OLED 패널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4분기 성적에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국내 아이폰 부품 업체들은 기존 생산 계획대비 1500~2000만대 추가 양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이폰15 프로맥스 기준, 한국의 부품 비중은 전체 원가의 3분의 1 수준인 29.4%로, 전작 대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홀 A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3' LG디스플레이 전시장 내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시품 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홀 A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3' LG디스플레이 전시장 내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시품 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애플 효과 외에 전장사업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구광모 회장은 전장을 미래 동력으로 낙점하고, 그룹 차원에서 적극 육성 중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도 전장 사업을 강화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텐덤 OLED와 하이엔드 LCD를 중심으로 차량용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10월 기준 수주 잔고는 20조원 초반을 달성했는데, 올해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이 1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2025년까지 수주 잔고는 약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부가 텐덤 OLED 수주잔고 비중은 올해 40% 초반에서, 2025년 이후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장사업의 존재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2028년엔 전장사업 매출 비중이 10% 중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자동차가 전기차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변화되면서 자동차 안에서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되고 있다"며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져 OLED와 대형 LCD 수주 기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역시 전장사업이 탄력 받고 있다.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4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전분기 대비 6% 증가했다. 차량조명모듈,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용 부품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다. 

LG이노텍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도 높여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4분기 올해 '최대 성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흑자 전환을, LG이노텍은 분기 최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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