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033억∙영업손실 372억원...6개 분기 연속 적자
비용 절감에도…신작 부재∙기존 게임 매출 하향세 영향
‘신의 탑’ 흥행으로 기대감 상승…7종 게임 글로벌 출시
“실적 개선, 글로벌 게임 사업 경젱력 강화 이루겠다“

서울특별시 구로구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사진=넷마블
서울특별시 구로구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사진=넷마블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으로 불리며 국내 대표 게임사로 자리해 온 넷마블이 2분기에도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했다. 상반기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 매출 부진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하반기를 맞는 회사의 중압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넷마블은 국내외에서 7종의 신작을 내세워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권영식 대표는 “상반기는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면서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아스달 연대기’와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등 기대 신작들이 다수 포진된 만큼 실적 부문의 개선과 함께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끼고 아꼈지만‘…막지 못한 적자

8일 넷마블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33억원,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줄었고, 손실 폭은 더 커졌다. 이에 당기순손실 역시 63.4% 늘어나 441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전체로도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7% 감소한 1조 2059억원이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54억원, 89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54.0% 감소해 309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2분기 실적도 비용 절감의 결과였다. 7월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도 넷마블은 마케팅에 1131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보다 21.7% 적은 액수다. 지급 수수료도 7.9% 줄어든 240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비용에서 비중이 큰 인건비는 증가율을 최대한 억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932억원을 인건비에 썼는데, 이마저도 인력 조정에 따른 일시적 퇴직 위로금이 포함된 액수다. 덕분에 넷마블의 영업비용은 지난해보다 7.9% 줄어 6405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자료=넷마블.
2분기 실적./자료=넷마블.

도기욱 대표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해외 자회사 퇴직금 지급으로 인해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3분기엔 1분기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작 론칭 마케팅비가 2분기에 집중돼 전분기보단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다수 신작 출시로 상반기 대비 증가하겠지만 신작 성과와 연동해 마케팅비를 조절하겠다. 효율성 중심 비용 기조를 유지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하지 않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매출이 늘어난 점은 유일한 희소식이다. 해외매출은 5191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 중 86%를 차지했다. 전분기보다 2%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52%, 한국 14%, 유럽 12%, 동남아 10%, 일본 6%, 기타 6%로 나타났다. 북미 매출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업데이트로 인해 전분기 대비 4% 증가했다. 

넷마블은 경쟁사와 비교해 게임 포트폴리오가 고른 편이다. 특정 지식재산권(IP) 비중이 높지 않고 장르적으로도 다양한 게임이 포진해있다. 2분기 매출 상위 게임을 보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12%), 잭팟월드(10%), 캐시프렌지(9%), 랏차슬롯(8%), 일곱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6%)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게임 간 매출 기여도 격차는 크지 않다. 

장르별로도 캐주얼 게임 48%, 역할수행게임(RPG) 30%,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13%, 기타 9% 순으로 나타나, 쏠림이 덜하다. 

지난 7월 26일 발표된 넷마블의 애니메이션 RPG(역할수행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출시 직후 한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 4개국 인기 1위(애플 앱스토어 기준)를 기록한 데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매출 기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5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넷마블
지난 7월 26일 발표된 넷마블의 애니메이션 RPG(역할수행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출시 직후 한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 4개국 인기 1위(애플 앱스토어 기준)를 기록한 데다 지난 7일 기준 국내 매출 기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5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넷마블

‘신의 탑’이 키운 기대감

넷마블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신작 흥행을 성공시켜 적자 행진을 끊겠다는 각오다. 3분기 신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국내에서 구글 플레이 매출 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출시와 함께 한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 4개국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톤에이지’ IP 기반의 ‘신석기시대’도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7위에 올랐는데, 현재 10위를 유지 중이다.

넷마블을 신의 탑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국내에서만 진행하던 마케팅을 해외로 확대하기로 했다. 

권영식 대표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신의 탑은 현재 한국에서 매출, 리텐션 등의 지표가 기대치 이상”이라며 “자연유입된 글로벌 유저들의 수는 ‘일곱 개의 대죄’와 비슷하다. 조만간 웨스턴 지역부터 마케팅을 집행할 예정인데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도 좋은 성과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출시를 앞둔 넷마블의 신작 MMORTS(실시간 대규모 전략 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 타이탄’. 이미지=넷마블
오는 9일 출시를 앞둔 넷마블의 신작 MMORTS(실시간 대규모 전략 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 타이탄’. 이미지=넷마블

글로벌 신작들으로 반등 노린다

넷마블은 다수의 신작을 통해 하반기 반등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타자는 실시간 대규모 전략 시뮬레이션(MMORTS)인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 타이탄’이다. 

오는 9일 출시된 그랜드크로스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오리지널 IP인 ‘그랜드크로스’를 활용한 첫 게임이다.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으로 나올 예정으로, 넷마블의 하반기 실적 반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세븐나이츠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아스달 연대기(가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모두의마블2’까지 총 7종의 글로벌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킹아서: 레전드 라이즈’는 9월에, ‘나 혼자만 레벨 업: 어라이즈’와 ‘아스달 연대기(가제)’는 4분기 출시가 목표다. ‘모두의 마블 2’ 국내 버전은 11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3인칭 슈팅게임(TPS)과 다중 사용자 전투 아레나(MOBA) 장르가 혼합된 ‘파라곤:디오버프라임‘은 소니와 함께 콘솔 버전을 개발 중이다. 지난 3일 파라곤의 플레이스테이션(PS) 스토어 페이지를 오픈하고 콘솔 버전 개발 관련 쇼케이스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한다. ‘일곱 개의 대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A3: 스틸 얼라이브’ 등 판호를 받은 3종의 게임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일곱개의 대죄’(9월 예정)와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4분기 말 예정)는 500만명 이상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 밖에 오는 11월 게임쇼 ‘지스타 2023’를 통해 미공개 주요 신작을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권 대표는 “오픈월드 RPG 1종, 수집형 카드 게임(CCG) 1종, MMORPG 1종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 공개된 넷마블의 TPS(3인칭 슈팅게임) MOBA(다중 사용자 전투 아레나)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이미지=넷마블
지난 3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 공개된 넷마블의 TPS(3인칭 슈팅게임) MOBA(다중 사용자 전투 아레나)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이미지=넷마블

넷마블은 향후 신작을 멀티플랫폼을 지향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올해와 내년에도 다수의 작품이 준비중인 만큼 제한적이긴 하나 전반적으로 내년 이후의 신작들의 방향성은 ‘멀티 플랫폼’으로잡고 있다”라며 “콘솔과 PC(개인 컴퓨터), 모바일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차입금 장기간 유지할 계획 없어… 단기간 내 충분한 상환 예정”

한편,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내년 6월 만기가 도래하는 1조원 이상의 차입금 상환 계획이 공유됐다. 앞서 넷마블은 재무유동화를 통해 상환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었다. 하이브·엔씨소프트·코웨이 등 회사가 보유한 타법인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주요 투자자산에 대한 유동화 관련해서는 재무차익금과 연관해서 판단해주시면 될 것”이라면서 “외화차익금 만기가 올해 10월이었는데 그 부분을 올해 6월 원화대출차익금으로 상환했다. 이에 따라 환율리스크 헷지가 이뤄졌으며 단기차익금으로 내년 6월 1차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라고 했다. 넷마블은 지난 6월 홍콩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빌린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외화 인수금융을 원화대출로 차환했다.

도 대표는 “지금 당장 어느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할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년 6월 이전까지 유의미한 상환을 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이라며 “현재 있는 차입금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계획은 없으며 단기간 내 충분한 상환을 이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인수 효과에 의구심을 낳았던 스핀엑스는 2분기 매출 비중이 늘어 눈길을 끌었다. 권 대표는 “북미 (소셜카지노) 시장 자체는 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이용자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카지노 IP를 활용해 신작을 계속 출시, 고퀄리티 이용자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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