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분기 신한과 격차 좁히며 '불안한 리딩왕좌' 유지할 듯
리딩금융 이끈 윤종규 회장, 임기 마지막 성적표 '주목'
건전성‧수익성 지표 개선 여부도 관심

KB금융 여의도 본점 신관. 사진. KB금융.
KB금융 여의도 본점 신관. 사진. KB금융.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KB금융그룹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리딩금융 왕좌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금융의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점쳐지는데다 부실채권 비중 또한 높다는 점은 우려스럽단 지적이다.

여기에 하반기 성과에 따라 현재 리딩금융 구도 또한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리스크관리 못지않게 신성장동력 발굴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금융,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는 지키겠지만..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사의 실적 공개가 예정된 가운데, KB금융이 2분기 나아가 상반기에도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빼앗긴 왕좌를 탈환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지난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다소 ‘불안한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장 지난 1분기 리딩금융 왕좌 탈환에도 불구하고 악화됐던 주요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가 얼마나 개선됐을지에 대한 여부가 이번 실적 결고의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금융통계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조3287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 2조824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8%가량 감소한 1조 256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순익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2조6591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밖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또한 상반기 기준 각각 2조800여억원, 1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수치를 토대로 4대 금융지주가 지난 상반기 거둔 당기순익 추정치는 9조2500여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비록, 2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596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4조4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리 인상 둔화 및 건전성 관리 기조 강화 등의 요소를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02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02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윤종규 회장, 어쩌면 마지막 임기..아쉬운 마침표?

다만, 금융지주 내 경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리딩금융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미묘한 변화가 포착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실적 격차가 1분기 대비 상당한 수준 좁혀지면서 굳건할 듯했던 경쟁 구도가 균열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

실제로 KB금융의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 감소 폭은 리딩금융 경쟁자인 신한금융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 순익 추정치는 1조3287억원으로, 이는 전분기 1조4976억원 대비 169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반면,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익 전망치는 1조2603억원으로 전분기 1조3880억원 대비 128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양 사의 순익 격차는 전분기 1080억원 수준에서 670억 가량으로 절반 가까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선 하반기에 신한금융과의 실적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에선 임기 마지막 해에 아쉬운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윤 회장은 이후 공격적 경영전략으로 KB금융을 리딩금융 반열에 올려놓은 사실상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상당수 금융지주사들의 전반적인 순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상반기, 나아가 하반기에도 당장의 실적 성장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윤종규 회장과 경영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KB금융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윤종규 회장과 경영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KB금융

건전성-수익성 극복할까

무엇보다 KB금융의 2분기 실적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비단 순익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지주 전반의 실적 감소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건전성, 경영 효율성 등 실적 방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와중에도 정작 앞서 언급한 주요 지표에서 KB금융은 다소 불안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데일리임팩트가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KB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06%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ROE란 기업이 가진 자기자본을 투입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견조한 이익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높은 ROE를 기록한 곳은 11.49%를 기록한 우리금융이었고 하나금융(10.43%), 신한금융(9.47%) 이 뒤를 이었다.

이뿐 아니라 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ROA(총자산이익률) 또한 KB금융은 1분기 기준 0.64%를 기록하며 신한(0.68%), 우리(0.67%), 하나(0.66%)금융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전성 지표도 긍정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전체 여신 대비 부실채권 비중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KB금융은 1분기 기준 0.83%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전 분기 대비 0.13%p(포인트)가 증가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물론,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4조 7136만)과 대손충당금 등 적립 비율(1.06%)은 타사 대비 모두 높았지만, 직접적인 건전성 지표는 다소 악화된 수준을 보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물론 KB금융 내 비은행 실적 비중이 40%대로 비교적 높은 데다 저원가성 예금 잔액 규모가 커 실적 선방에는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건전성, 수익창출력 등 핵심 지표의 개선 정도에 따라 하반기 성과 및 경영 전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