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나이 계산법 달라...상품 가입 시 주의 필요
만 나이 적용하자는 목소리도...업계 ‘갑론을박‘

사진=법제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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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오는 28일부터 출생한 날을 기준으로 0살로 시작해 생일이 지날 때마다 나이를 한살씩 더하는 이른바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다. 

시중은행, 카드사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어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과 달리 보험사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보험업계의 경우 ‘보험 나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 상품 가입 전 나이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요 보험사, 보험 나이 적용...가입 시 주의 필요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보험상품의 경우 법적 나이와는 별도로 보험 나이를 적용하고 있어 상품 가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 

보험나이는 장기손해보험이나 생명보험의 보험료 산출, 가입 가능 여부 판단을 위한 나이 계산, 만기시점 확정 등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섞어 써 온 나이셈법은 크게 만 나이, 세는 나이, 연 나이 3가지로 나눠진다. 그런데 보험에 있어서는 이 3가지와도 셈법이 또 다른 보험 나이를 따로 쓰고 있다. 보험 나이는 보험 계약일이 직전 생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면 그때 만 나이를 적용한다. 생일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났으면 1살을 더하는 식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3년 3월 1일생이 올해 1월 1일에 새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만 29세 10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30세에 계약한 게 된다. 중요한 점은 이 가입자는 내년 3월 1일에 만 31세가 되지만 보험 나이로는 내년 1월 1일부터 31세가 된다. 보험 계약일이 보험 나이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만약에 지난해 8월 31일에 계약을 했다고 가정하면 29세 5개월 30일이 지난 시점인 만큼 29세에 가입한 게 된다. 올해 3월 1일에 만 30세가 됐을 때도 보험 나이로는 계속 29세다. 8월 31일이 돼야 보험 나이로도 30세가 되는 셈이다.

보험 나이가 증가하면 보험료가 높아지는게 일반이어서 생일 후 6개월이 지나지 전에 보험 가입을 마무리 짓는 것이 유리하다.

가입 나이 제한이 있는 보험상품의 경우엔 보험 나이 기준으로 상한연령 경과 전이나 하한연령 도달 이후 가입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가입 나이가 0∼30세인 어린이보험은 만 30세까지가 아닌 보험나이 30세인 만 30세 6개월 미만인 경우까지 가입 가능하다.

다만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명시한 상법처럼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개별약관에서 나이를 별도로 정할 경우는 보험상품에 보험 나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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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나이 폐지 두고 업계 ‘갑론을박‘

업계 일각에선 28일부터 만 나이로 통일됨에 따라 이번 기회에 보험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 당국도 혼선을 줄일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도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가입 시 만 나이와 보험 나이를 혼동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충분히 안내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를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면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는 보험 나이가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을 위해 생긴 만큼 예외로 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보험 계약 과정에서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보험사나 계약자 중 손해 보는 쪽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 나이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만 나이로 바꾸는 과정에서 ‘역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똑같은 사람이 만 나이 도입 후 가입했을 때 기존 보험 나이 적용 시 가입했을 때보다 낮은 보험료를 책정받게 되는 경우다.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보험 상품은 가입 시점이 자유롭기 때문에 나이에 대한 특정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 보험 나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만 나이를 적용하게 되면 나이대마다 책정된 위험률 통계가 흔들리기 때문에 혼동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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